[靑 선거개입 의혹]
검찰 "청장 되자마자 수사 준비"… 울산 부임前 이미 내용 알았던 듯
靑특명 받고 기획수사했을 가능성
그 이후 울산경찰청은 6·13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3월 김 시장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황 청장이 울산경찰청장 부임 전에 백 전 비서관으로부터 김 시장 수사와 관련한 '모종의 특명'을 받고 사실상 기획 수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황 청장이 울산경찰청장에 부임했을 때 김 시장과 관련한 고소·고발 사건에 대한 내사를 했던 울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소속 경찰들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로부터 황 청장이 2017년 8월 부임 직후 김 시장 관련 범죄 첩보를 모두 보고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 청장은 그로부터 한 달 뒤 당시 민주당 후보로 울산시장 선거 출마 준비를 하던 송철호 변호사(현 울산시장)와 만나 식사를 했다. 그러고 다시 한 달 뒤 김 시장 수사에 소극적이던 수사팀을 전보 조치하고, 그 자리에 자신과 가까운 경찰을 앉힌 것으로 알려졌다. 백 전 비서관이 박 비서관에게 김 시장 관련 첩보를 전달한 시점(2017년 9~10월)과 비슷하다.
수사팀원이 바뀐 뒤인 2017년 11월 청와대는 '김기현 첩보'를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전달했고, 이 첩보는 경찰청 내 검토를 거쳐 그해 12월 28일 울산경찰청에 전달됐다. 이때는 황 청장이 일부 언론에 "송철호 시장과 2017년 12월에도 식사를 했다"고 밝힌 시점과 겹친다. 검찰은 이런 일련의 과정으로 볼 때 황 청장이 부임 전부터 김 시장과 관련한 첩보 내용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황 청장이 김 시장 수사 중에 상대 후보이던 송 시장과 여러 차례 만난 것도 그 방증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김 시장과 관련해 강제수사에 착수하기 직전인 지난해 1월 황 청장과 송 시장이 '서울에서 온 사람'과 식사를 했다는 정황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백 전 비서관이 민정비서관실 내에 검경 출신으로 꾸린 '별동대'는 울산에 내려가 김 시장 관련 수사 진행 상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그 자리에 참석했다는 '서울에서 온 사람'이 '별동대' 일원일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하지만 황 청장은 송 시장과 두 차례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송 시장과 청와대 사람과 함께 만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명 수사 자체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윤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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