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최지영씨 "그러다 죽는다" 단식 만류에도 "계속해야" 고집
정미경·신보라 최고위원, 黃자리서 단식 시작
전날 밤 단식 농성 중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8일 의식을 되찾았다. 오후 들어서는 간단한 의사 표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조금씩 건강을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황 대표는 단식을 계속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 중인 황 대표는 아내 최지영씨에게 이날 아침 "단식장으로 다시 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황 대표는 이날 의식을 되찾은 뒤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을 알아보고도 어눌한 말투로 "단식을 계속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하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밤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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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김도읍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 통화에서 "황 대표의 건강 상태가 입원 당시보다는 호전됐다"며 "사람들을 알아보고 간단한 의사표시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을 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단식 8일째인 전날 밤 11시쯤 의식을 잃었다. 곧바로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겨진 황 대표는 1시간 20여분 뒤 의식을 되찾았다.
황 대표는 청와대 앞 단식농성장으로 돌아가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한다. 김 실장은 "오전에 황 대표를 만났더니 어눌한 말투로 '단식을 계속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황 대표가 혼자 걷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재활이 필요하다는 게 주치의 소견"이라고 했다.
황 대표가 단식을 계속하겠다고 고집을 부리자 아내 최씨는 "그러다 진짜 죽는다"며 아들과 함께 말렸다고 한다. 최씨는 황 대표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정미경·신보라 최고위원이 동조 단식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절대 안 된다. 사람 몸 다 버리더라"며 만류했다고 한다.
전날 밤 병원으로 실려와 VIP실에 일단 입원했던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일반병실로 옮겼다. 김 실장은 "황 대표가 오후 1시 넘어 1인용 일반병실로 옮겼다"고 했다. 황 대표가 VIP 병실에 입원한 것을 두고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선 이른바 '황제 단식'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세브란스 병원 측은 "황 대표가 어제 입원할 당시 일반병실 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VIP실로 간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가 병원으로 실려갔지만 한국당은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 본회의 상정이 임박한 만큼 계속 투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가 병원으로 실려간 전날 밤, 정미경·신보라 최고위원은 황 대표가 단식농성을 했던 청와대 앞 분수대 천막에서 동조 단식을 시작했다. 정 최고위원은 "제1야당 당 대표가 단식을 해서 쓰러지면서까지 요구한 조건을 여당은 단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우리가 황교안이라는 취지로 같은 장소에서 단식을 시작했다"고 했다. 민경욱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이제 남은 싸움은 우리에게 맡겨달라. 우리가 목숨 걸 차례"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정미경(왼쪽)·신보라 최고위원이 28일 오전 청와대 앞 황교안 대표 단식농성장에서 동조 단식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단식 8일째인 전날 밤 의식을 잃고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재 의식을 회복한 상태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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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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