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의원들 아무도 나서지 않아 나섰다"...보수 기성 정치인 향한 비판의 목소리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단식 중인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 황 대표 농성 천막에서 50m쯤 되는 거리에 며칠 전부터 한 청년이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털모자와 패딩 점퍼, 장갑 등 올블랙으로 '중무장'한 차림이었다. '국회의원 축소, 비례대표 폐지, 공수처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양 옆에 세운 채 바닥에 앉아 있는 이 청년은 자유의새벽당 박결(34) 대표. 자유의새벽당은 올해 7월 창당한 청년 우파 정당이다.
자유의새벽당 박결 대표가 27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 인근에 앉아 사흘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김보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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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만난 박 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제정과 선거법 개정 반대에 새벽당도 뜻을 모으고자 이 자리에 나오게 됐고, 황 대표를 지지하며 사흘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우리도 군소 정당이지만 군소정당 난립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동조 단식은) 한국당 의원들이 해야되는 일인데, 아무도 하지 않고 있다. 기성 정치인들이 안 하니 나라도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패스트트랙 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이 유력한) 12월 3일까지 단식을 이어갈 것"이고 했다.
한국당 내에서 아직까지 황 대표와 함께 동조 단식을 하겠다고 나선 의원은 없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동조 단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당 주호영 의원은 전원 단식을 주장하고 있다. 이날 오전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서도 황 대표와 동반 단식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박 대표는 작년 '세련된 보수'를 내걸고 '킹스맨 프로젝트'를 벌이기도 했다. 시간·장소·상황에 맞게 차려입자는 취지의 프로젝트다. '킹스맨'은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th man)'란 말을 유행시킨 첩보 영화로 주인공들은 거친 몸싸움을 하면서도 몸에 딱 붙는 정장을 고수한다. 태극기 집회에 참가하는 어르신들이 등산복이나 군복 대신 양복에 중절모를 쓰고 나오자는 식이다. 그는 작년 6월 한국당 전국 당원 집회에 초청받기도 했다. 그때도 몸에 딱 붙는 슈트에 노랗게 물들인 머리로 나와 '보신주의' '기회주의'라 쓰인 상자를 망치로 부수는 퍼포먼스를 했다.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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