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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단식 농성' 황교안, 얼굴도 못 알아봐… 병원행 권유에도 "할 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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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대표, 혈압 낮아지고 단백뇨 증상…방문자 얼굴 못 알아봐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26일, 7일째 단식 농성 중인 황교안 대표의 건강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보고 병원으로 옮기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밤 9시 10분쯤 정미경·김순례·김광림·신보라 최고위원은 황 대표가 단식 중인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 설치된 천막을 찾아 황 대표에게 병원으로 가자고 권유했다. 그러나 황 대표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 아직 더 있어야 된다"고 거부했다. 병원에 가지 않은 황 대표 곁은 김광림 최고위원과 김도읍 의원 등이 밤새 지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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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째 단식 농성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6일 청와대 앞 분수대 농성장에 누워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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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최고위원 4명은 황 대표가 단식 중인 천막 안에 들어가 황 대표에게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자고 강하게 권유했다. 김광림 최고위원은 "우리 의견 좀 들어달라"고 했고, 신보라 최고위원은 "뜻을 이어갈 방법은 저희가 찾을 테니 병원에 가달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최고위원들이 황 대표의 입 쪽으로 귀를 대고 대답을 들었다.

천막에서 나온 정미경 최고위원은 "황 대표 성격상 병원에 가지 않겠다고 할 게 분명해서, 우리라도 (병원에 가자는) 권유를 해보려 왔다"며 "황 대표는 거의 말을 나누기 어려운 상황이다. 힘들게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 아직 더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광림 최고위원은 "병원에 가자는 건의에 (황 대표가) 완강하게 '아니다'라고 말했다"라고 했다.

황 대표의 몸 상태와 관련해 김순례 최고위원은 "의료진은 이날 아침부터 단백뇨(소변에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증상)가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백뇨를 넘어 혈뇨가 나오면 위급한 상황이 된다"며 "혈뇨가 조금이라도 나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약사 출신인 그는 "제가 보기엔 (황 대표는)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고 했다.

신보라 최고위원은 "(황 대표의 병원 이송을 당 지도부가) 최대한 설득하겠다. 국민 여러분도 최대한 설득하고 지켜봐 주면 좋겠다"며 "(황 대표가) 기운은 없지만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완강하다"고 했다.

단식 7일째를 맞은 황 대표는 신체적으로 한계 상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도읍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지금은 (황 대표의) 상태가 계속 안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김 실장에 따르면 보통 단식을 할 때 하루 3000~4000cc 정도 물을 마셔야 하는데, 황 대표는 현재 1000~1500cc 정도밖에 섭취를 못하고 있다고 한다. 김 실장은 "황 대표가 물을 많이 못 삼키다보니 단백뇨 징후가 있다"고 했다. 혈압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단식 닷새째부터 기력이 확연히 떨어졌다"며 "황 대표가 방문자들의 얼굴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고 했다.

황 대표가 몸져 누으면서 그가 단식 농성에 들어간 뒤 간간이 올렸던 페이스북 메시지도 지난 25일 새벽을 마지막으로 끊어졌다. 그는 지난 20일 단식 농성을 시작해 22일 오전 7시58분 "죽기를 각오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고, 단식 닷새째인 지난 24일 오전 8시27분에는 "고통마저 소중하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그리고 25일엔 새벽3시22분에 "고통은 고마운 동반자"라며 "저와 한국당의 부족함을 깨닫게 한다"고 썼다. 그는 이 글에서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며 "자유와 민주와 정의가 살아 숨쉴 미래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자유와 민주, 정의를 가로막는다고 주장해온 선거법 개정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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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 7일째를 맞은 26일 밤, 한국당 김석기 의원이 황 대표가 단식 농성 중인 텐트 옆에 앉아 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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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의 건강이 악화된 가운데, 이날 밤 11시 30분 현재 황 대표가 농성 중인 텐트 주변엔 당 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과 김광림 최고위원, 김성원 대변인 등 한국당 의원 15명이 모여 있었다. 영상 4도의 추운 날씨 속에 이들은 얇은 깔판과 방석에 않거나, 패딩 점퍼를 입고 서서 몸을 살짝 움직이며 추위를 버티고 있었다. 김 대변인은 "매일 야간엔 15명쯤 되는 의원과 5~6명쯤 되는 당직자들이 황 대표의 곁을 지킨다"고 했다. 황 대표 단식 농성장 인근에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라인 바깥에선 50여명쯤 되는 지지자들이 모여 황 대표가 누워 있는 텐트를 바라봤고, 일부 지지자는 기도를 하기도 했다.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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