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심상정 대표/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26일 7일째 단식 농성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 대해 "청와대 농성장에 간이천막을 넘어 몽골텐트를 쳤다고 한다"면서 "황 대표는 (청와대의) 텐트 철거 요청을 즉각 수용하기 바란다"고 했다.
심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의원총회에서 "법을 어기면서 감히 몽골텐트를 친 것은 황 대표가 처음"이라며 "제1 야당 대표라고 해서 법을 무시한 황제 단식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4년 8월 정의당 의원단도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해 그 자리에서 단식을 한 적이 있다"며 "국법에 따라 몽골식 텐트는커녕 뜨거운 땡볕 아래서 맨 몸으로 열흘간 단식을 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전날 청와대 사랑채 앞에 친 간이 천막에서 한국당이 분수대광장에 새로 설치한 몽골식 텐트로 단식 장소를 옮겼다. 이에 청와대 김광진 정무비서관은 당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에게 "다른 집회와 형평성과 규정상 문제가 있다"며 철거를 요청했다. 청와대와 한국관광공사 관계자 7~8명도 이날 오후 단식장을 찾아 황 대표 측에게 "국유지인 청와대 사랑채에서 천막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강제철거)을 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전했다. 국유지인 청와대 사랑채 앞은 한국관광공사가 관리·운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 대표는 이같은 사실을 거론하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권력 남용을 막는 것이 법치다. 야박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정부는 행정대집행을 통해 텐트를 철거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그는 또 "황 대표가 기력이 빠져 거의 말도 잘 못하고 앉아 있기도 어려운 상태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빨리 병원으로 자리를 옮기든가 아니면 단식을 접고 국회로 돌아오길 바란다"면서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 합의를 위한 협상도 결사저지도 국회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심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의총에서 한국당과의 선거법 개정안·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등 패스트트랙 안건의 합의 처리를 주문한 것에 대해서도 "집권여당으로서 한국당 설득을 위해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취지로 이해하고자 한다"면서도 "그러나 여야4당 합의안은 한국당의 입장까지 고려한 최소한의 합의라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당과의 협상이 이루어지려면 먼저 연동형 비례대표제, 공정한 공천제도, 만 18세 선거권 부여 등 패스트트랙 합의 원칙에 대한 분명한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이것을 전제하지 않은 한국당과의 비례 의석수 숫자조정 논의는 야합으로 가는 길만 열어놓을 뿐"이라고 했다.
[유병훈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