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에서 엿새째 단식 농성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4일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와 민주와 정의가 비로소 살아 숨쉴 미래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썼다. 황 대표는 "고통은 고마운 동반자"라며 "육신의 고통을 통해 나라의 고통을 떠올린다. 저와 저희 당의 부족함을 깨닫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추위도 곧 끝이 날 것"이라며 "잎은 떨어뜨려도 나무 둥지를 꺾을 수는 없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5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엿새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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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단식 농성에 들어간 황 대표는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강행 처리 포기를 요구하고 있다. 처음에는 낮에는 청와대 앞, 밤에는 국회에서 농성을 했지만 지난 22일부터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철야 노숙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전날에는 "추위도 허기짐도 (국민) 여러분께서 모두 덮어주신다. 두렵지 않다.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했다.
황 대표는 나흘째인 지난 23일부터는 누운 채 단식을 강행하고 있다. 황 대표가 단식 이유로 꼽은 세가지 중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유예는 달성됐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 강행 처리를 포기하지 않으면 단식을 접을 수 없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기온이 내려가면서 체력이 급격히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황 대표를 찾아 건강을 걱정하고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이 대표는 황 대표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에게) 빨리 단식을 중단하고 저와 대화를 좀 하자고 했다"며 "(황 대표의) 목소리가 작아서 거의 안 들린다. 굉장히 기력이 빠져 있어서 거의 말씀을 못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엿새째 단식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찾아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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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이낙연 총리와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정홍원 전 총리 등이 찾아 단식을 만류했으나 황 대표는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당 관계자는 "상태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대화는 사실상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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