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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네트터치 판독을?…총체적 난국에 빠진 KB손해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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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보, 구단 최다연패 타이인 10연패 수렁

연합뉴스

작전 지시하는 권순찬 KB손보 감독
[한국배구연맹 제공]



(의정부=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은 3세트 22-20에서 22-21로 쫓기자 타임아웃을 불렀다.

권 감독은 "대한항공이 강서브를 안 때릴 테니 리시브 자신 있게 올려라"고 주문했다.

권 감독의 말처럼 대한항공 곽승석은 약하게 서브를 때렸지만, 정동근은 강서브를 대비한 듯 무게중심이 뒤로 가 있었다.

역동작에 걸린 정동근이 리시브에 실패하면서 그대로 서브 에이스가 됐고, 스코어는 22-22 동점이 됐다.

권 감독은 다시 타임아웃을 불러 정동근을 다독인 뒤 고비를 넘어가자고 했지만, 김정호의 공격이 아웃되면서 스코어는 22-23으로 역전됐다.

김정호의 앞에는 단신 세터 유광우가 버티고 있었기에 직선으로 때렸으면 됐다. 하지만 김정호는 대각 공격을 선택했고, 허무하게 아웃됐다.

KB손보가 23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V리그 2라운드 홈경기에서 대한항공에 세트 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KB손보는 이날 패배로 구단 최다연패 타이인 10연패 수렁에 빠졌다. 10연패는 2015-2016시즌 이후 4년 만이다.

KB손보는 외국인 선수 브람 반 덴 드라이스(등록명 브람)가 복근 부상으로 빠졌지만, 국내 선수들만의 힘으로 리그 선두인 대한항공과 팽팽한 대결을 벌였다.

하지만 20점대를 전후로 고비를 넘지 못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리시브가 흔들리고 공격에서 범실이 나왔다.

3세트는 특히 아쉬웠다. 3세트 8-10에서 KB손보는 랠리 끝에 정동근의 오픈 공격이 아웃됐다.

KB손보 선수들은 터치아웃이라며 벤치에 비디오 판독 시그널을 보냈다.

그런데 권 감독은 정동근이 확실하게 의사 표현을 하지 않자 터치아웃이 아니라 네트터치에 대해 판독을 요청했다.

느린 화면상으로는 정동근의 스파이크가 대한항공 정지석의 손끝을 맞는 장면이 포착됐지만, 네트터치에 대한 판독 요청이었기에 판정 번복은 없었다.

연합뉴스

웜업존에서 경기 지켜보는 브람
[한국배구연맹 제공]



이날 경기는 KB손보의 올 시즌 압축판이나 다름없었다.

KB손보는 개막 후 5경기 연속 풀세트 접전을 치러 개막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졌다.

거듭되는 풀세트 승부에서 2∼3번만 이겼다면 KB손보는 지금의 순위표에서 최하위가 아닌 더 높은 위치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KB손보는 이날 매 세트 접전을 벌이고도 진 것처럼 올 시즌 풀세트를 여러 번 했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KB손보에 더 큰 문제는 브람의 부상이다. 브람은 훈련 도중 명치 밑 근육이 손상됐다.

언제든 부상이 재발할 수 있는 부위라 문제가 간단치 않다. 2∼3주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으니, 코트를 밟기까지 최소 한 달이 걸릴 수 있다.

KB손보는 기대를 모았던 마이클 산체스가 부상으로 낙마하자 대체 외국인 선수로 브람을 선택했다.

하지만 브람의 기량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부상으로 한동안 전력에서 빠지게 됐다.

KB손보는 26일 수원 한국전력전에서도 연패를 끊지 못한다면 자칫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권 감독은 경기 뒤 "비디오 판독은 내가 판단을 잘못했다. 내 미스"라며 "브람은 아직 교체까지 생각은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연패를 해서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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