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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만화와 웹툰

[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소외된 청소년들의 자아찾기… 다음웹툰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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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산 작가의 현실적인 청소년들의 이야기

잔잔하지만 매력 넘치는 연출, 촘촘한 스토리

12월 영화 개봉 예정, 배우 마동석 등 캐스팅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그림=다음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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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웹툰 ‘시동’

다음웹툰 ‘시동’은 일찍이 완결이 난 작품이다. 그럼에도 최근 ‘시동’이 웹툰 독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건 영화화를 앞둔 탓일 것이다. 영화화 된 웹툰들의 공통점은 만화로써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준 작품들이라는 점이다. ‘시동’ 역시 청소년기 청춘들의 적나라한 현실을 그려낸 작품이란 점에서 독자들에게 호응을 받았던 웹툰이다. 조금산 작가 특유의 현실적이면서도 풍자적인 스타일이 매력있는 연출과 맞물려 지루함없이 독자들에게 다가온다. 독특한 매력이 있는 웹툰이다.

‘시동’이라는 웹툰 제목은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동네 양아치로 하루하루를 지내는 주인공 고택일이 진정한(?) 사회로 나와 자신을 찾아간다는 내용으로 비춰보면 어울리는 제목이다. 아무 생각 없이 살았던 고택일의 변화는 그가 우연히 들른 원주의 한 중국집 ‘장풍’에서 비롯된다. 고택일은 이곳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면서 조금씩 변화해 나간다.

일반적인 청소년물이라면 밝고 정의로운 동료들을 만나 개과천선하는 전개가 진행되겠지만 ‘시동’은 정반대다. 중국집에서 만난 큰형님 ‘거석’만 해도 무시무시한 외관의 전직 조폭이다. 주방장을 하면서 고택일과 마주할 때마다 큰 손바닥으로 얼굴을 후려갈긴다. 거의 매회 마다 고택일은 거석에게 맞는다. 마치 ‘시동’의 ‘시그니쳐’와 같은 연출이다. 동네 꼬마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던 고택일이 사회에 나와서는 오히려 폭력의 대상이 되는 상황은 독자들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건네준다.

고택일은 일반적인 청소년과는 다른 삶을 사는 인물이다. 아버지는 일찍 죽고 배구선수 출신 어머니 밑에서 혼자 컸다. 일찍이 자퇴하고 하루하루를 꿈없이 살아간다. ‘시동’은 텅 비었던 고택일의 자아를 조금씩 채워나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고택일과 동네 친구로 함께 양아치 짓을 했던 우상필은 고택일과는 다른 길을 걷는다. 동네 형을 따라 사채업자 밑에서 일하게 된 우상필, 반면 중국집에서 매일 거석에게 뺨을 맞아가며 세상을 배우는 고택일은 조금씩 각자의 인생이 달라지게 된다. 서로 다른, 하지만 닮은 두 청소년의 방황의 끝은 어디로 흘러갈까.

이 웹툰은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게 전개된다. 중간중간 코믹스러운 요소도 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음울하다. 조금산 작가 특유의 분위기라는 생각이 든다. 작화 역시 현실적이면서도 복고(?)적인 느낌이 물씬 나 스토리와 궁합이 맞는 듯 하다. 무엇보다 스토리를 이끄는 연출의 힘이 대단하다. 독자들을 궁금하게 하고 다음 회차를 기다리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긴장감을 놓치 못하게 끔 하는 연출도 탁월하다. 조금산 작가는 이미 JTBC 드라마 ‘탁구공’, OCN 드라마 ‘구해줘’의 원작 웹툰들을 그려낸 만큼 스토리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 작가다.

‘시동’은 다음달 영화로 개봉된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배우 마동석이 거석으로 분하고 주인공 고택일은 박정민이 맡는다. 친구 우상필은 정해인, 고택일의 엄마는 배우 염정아가 캐스팅 된 상태다. 웹툰 원작의 끈끈하면서도 현실적인 스토리를 영화로 어떻게 풀어낼 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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