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호구가 달라졌다"..'싸패다' 윤시윤, 살인마 연기로 그릴 신선도甲 스릴러

[헤럴드POP=김지혜 기자]

tvN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캡처

윤시윤이 '호구'와 살인마를 넘나드는 연기 스펙트럼으로 극을 이끌었다.

지난 20일 tvN 새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연출 이종재/극본 류용재·김환채·최성준, 이하 '싸패다')가 베일을 벗었다. '싸패다'는 우연히 목격한 살인사건 현장에서 도망치던 중 사고를 당해 기억상실증에 걸린 육동식(윤시윤 분)이 그 과정에서 습득한 다이어리 속 살인 일기를 보고 자신이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고 착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이날 첫 방송에서는 육동식이 자신의 자아를 '호구'에서 '연쇄 살인마'로 바꿔 인식하게 되는 과정이 그려졌다. 직장에서도 착하고 만만한 사람으로만 통하는 육동식은 당초 동료와 상사의 잘못까지 떠안은 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려던 참이었다.

이때 육동식은 같은 건물에 있던 싸이코패스 서인우(박성훈 분)의 살인 현장을 목격하게 됐다. 서인우는 살인 과정을 다이어리에 상세히 기록하는 습관을 가진 싸이코패스였고, 피해자의 몸부림에 해당 다이어리는 사건 현장에 함께 있던 육동식의 손에 넘어가게 됐다.

살인 현장을 목격한 뒤 충격에 휩싸인 채 도망치던 중 경찰 심보경(정인선 분)의 경찰차에 치여 교통사고를 당한 육동식. 깨어난 육동식은 역행성 기억 상실증에 걸려 자신과 주변 인물에 관해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심보경은 육동식에게 그가 사고 당시 지니고 있던 다이어리를 건네줬고, 육동식은 다이어리 내용을 본 뒤 자신이 살인자라고 착각,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이로 인해 혼란스러운 마음이 드는 한편, 사고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반전을 이끌었다. 억울한 상황에서도 인내하던 '호구' 시절과는 달리 자신을 무시하는 직장 상사를 망설임 없이 공격하며 엔딩을 맞은 것.

'싸패다'는 '착각극'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설정으로 도무지 앞으로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가늠하기 어렵게 한다. 독특한 스토리가 신선함을 자아내는 것은 분명하지만, 초장에 그 세계관을 시청자들에게 납득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있기도 할 터.

그러나 믿고 보는 작가, 감독, 배우 조합답게 이 같은 낯선 이야기를 장황하지 않게 풀어나갔다. '착각극'의 중심에서 소심함과 섬뜩함을 넘나드는 윤시윤 또한 그 연기력을 입증하며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극중 을(乙)중 을인 윤시윤은 우연한 계기로 싸이코패스 연쇄 살인마처럼 행동하게 되지만, 이는 모두 그의 착각이라는 데에서 오는 코믹함이 있다. 싸이코패스 서인우를 분한 박성훈은 스릴과 긴장 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고, 경찰 심보경 역을 맡은 정인선은 이들의 징검다리와 같은 역할을 하며 균형을 잡았다.

'싸이코패스'라는 소재가 흥미를 자극하는 것도 사실이나, 이를 너무 진중하지 못하게 다루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을 터. 이와 관련 류 작가는 제작발표회에서 "싸이코패스를 희화화하거나 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아니"라며 "싸이코패스 같은 사람들이 우리 일상에도 많지 않냐. 그런 사람들이 선하고 마음 약한 사람들을 이용, 뒤통수를 치며 성공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이런 시대에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동식이가 착각하는 것처럼 정말 남들에게 해코지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인지 하는 고민에서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먹이사슬 최하층 만년 을에서 하루 아침에 포식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육동식. 늘 당하기만 하던 그가 변화 후 반격을 시작하며 어떤 카타르시스를 선사할지, 이를 통해 '싸패다'는 앞으로 이야기에서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편 tvN 새 수목드라마 '싸패다'는 '청일전자 미쓰리' 후속으로 매주 9시 30분 방송된다.

popnews@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POP & heraldpop.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