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남자럭비가 꿈꾸는 14분의 기적…"원팀으로 새 역사, 도쿄 꼭 간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남자럭비대표팀이 20일 진천국가대표선수촌 럭비장에서 훈련한 후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진천 | 정다워기자


[진천=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이번이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간절하게 도전한다.”

서천오(52) 감독이 이끄는 남자 럭비대표팀은 오는 23~24일 인천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2022 도쿄올림픽 럭비 아시아 예선에 출전한다. 이번 예선에는 한국을 비롯해 홍콩 스리랑카 중국 등 9개 나라가 참가하는데 1위팀에게만 본선행 티켓이 주어진다. 한국은 23일 아프가니스탄, 스리랑카와 C조 조별리그 일정을 소화한 후 결과에 따라 24일 토너먼트 일정을 치르게 된다.

럭비는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서 7인제가 정식종목으로 신설됐다. 럭비는 한국에선 비인기종목이지만 영연방이나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에서는 국민 스포츠로 불릴 정도로 대중적이다. 최근에는 옆나라 일본이 귀화 선수를 적극 활용해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올렸고, 월드컵까지 개최하며 신흥 강국으로 떠올랐다.

일본은 아시아 최강국인데 올림픽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가기 때문에 아시아에서 추가로 한 팀이 더 참가할 수 있다. 한국에게는 큰 기회인 셈이다. 20일 진천국가대표선수촌 럭비장에서 만난 서 감독은 “일본이 없는 이번이 절호의 찬스다. 선수들도 간절하게 준비하고 있다. 올림픽에 가면 럭비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한국 럭비 역사를 한 단계 발전시킬 계기라고 보고 사활을 걸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주장인 박완용도 “올림픽은 꿈의 무대다. 우리 팀의 주축은 20대 후반~30대 초중반이라 다음 올림픽까지 못 갈 수도 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스포츠서울

남자럭비대표팀 선수들이 20일 진천국가대표선수촌 럭비장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진천 | 정다워기자


스포츠서울

서천오 남자럭비대표팀 감독이 20일 진천국가대표선수촌 럭비장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진천 | 정다워기자



최대 난적은 홍콩이다. 홍콩은 월드럭비랭킹이 21위로 일본(8위)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높다. 한국(31위)보다도 10계단 앞서 있다. 홍콩의 경우 선수 대부분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영국 등 홍콩 외 나라에서 태어난 서양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피지컬이 좋고 어려서부터 럭비 교육을 잘 받은 선수들이라 수준이 높은 편이다. 반면 한국은 100% 한국 선수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서 감독은 “럭비는 워낙 피지컬이 중요한 종목이다. 아무래도 서양 선수들이 힘이 좋기 때문에 유리한 면이 있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그렇다고 한국에게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7인제는 15인제와 같은 규격의 경기장에서 열린다. 경기장 안 선수가 30명에서 14명으로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그만큼 빈 공간이 많아진다. 팀 전술보다 개인 전술이나 부분 전술에 의해 결과가 좌우되는 편이다. 경기는 전후반 각각 7분씩 총 14분간 진행되는데 한 명당 3㎞ 이상을 뛸 만큼 활동량이 많다. 심지어 2㎞ 정도는 최고 스피드로 달리는 스프린트라 체력 소모가 크다. 경기 시간이 15인제(80분)에 비해 훨씬 짧은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스피드와 체력이다. 서 감독은 “우리가 신체조건에선 뒤지겠지만 스피드에서 앞설 수 있다. 우리는 최종엔트리 13명에 빠진 5명을 포함해 총 18명이 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원팀으로 뛰면 분명 공략할 지점이 있을 것”이라며 홍콩에게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박완용은 “홍콩이 분명 우리보다 나은 팀이지만 변수가 있을 것이다. 우리도 훈련을 열심히 했다. 체력도 많이 올라왔다. 홈에서 열리는 만큼 좋은 기운을 받아 꼭 이기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럭비 선수단이 올림픽에 가고 싶어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럭비의 대중화를 위해서다. 럭비는 현재 실업팀이 3개(한국전력공사 포스코건설 현대글로비스)에 불과하다. 일반 선수는 100여명뿐이다. 그만큼 인프라도 열악하다. 올림픽 같은 큰 무대에 나가 주목 받으면 한국에서도 럭비가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종목이 되는 동시에 인프라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서 감독은 “럭비를 30년 이상 한 사람으로서 늘 아쉬운 마음이 컸다. 사상 최초로 올림픽에 나가면 럭비도 새로운 전기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박완용은 “우리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올림픽에 꼭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럭비 선수가 되고 싶어 하는 후배들이 지금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 올림픽에 가면 분명 조금은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고 반드시 도쿄행 티켓을 손에 넣겠다”라며 본선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weo@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