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소장파 "당 쇄신 절대 멈춰선 안돼… 단식은 별개"

박지원 "단식 다음 순서는 사퇴"… "리더십 위기 무마용" 지적도 나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전격 단식 투쟁을 선언하자 당내에선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특히 당내 소장파 사이에선 "이 시점에서 단식 자체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그래도 당 쇄신이 절대 지체돼선 안 된다"는 말이 나왔다.

3선 김용태 한국당 의원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황 대표의 충정은 이해한다"면서도 "당 쇄신이 돼야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고, 그래야 패스트트랙 법안 강행 처리도 막고 정권의 폭정도 막으면서 총선도 이길 수 있다"고 했다. 당 쇄신 없는 단식만으로는 '투쟁'의 효과가 반감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쇄신이 첫 시작"이라며 "최대한 국회에서 협상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수도권 한 중진 의원은 "황 대표의 단식 자체를 비판할 수는 없다"면서도 "당 쇄신 시기가 이미 늦었는데 걱정되는 측면은 있다"고 했다. 한 영남권 의원은 "'왜 하필 지금이냐'는 질문은 던질 수 있겠지만 누군가 행동에 나서야 할 시점이긴 했다"며 "다만 단식 투쟁 과정에서 특정 강성 세력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면 보수 통합이나 쇄신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위기 무마용 단식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황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자 일종의 돌파구로 단식 투쟁을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맹우 사무총장은 "정치공학적으로 해석하지 말라"며 "누군가는 (현 정권에 대해) 온몸을 던져 희생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황 대표 단식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민폐 단식"이라고 했고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제발 단식하지 말라. 그다음 순서인 사퇴가 기다린다"고 했다.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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