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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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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린치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대표 "한국 정부, 난민 교육 지원 도움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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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제임스 린치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대표(왼쪽)와 정우성 배우 겸 친선대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대표부 사무실에서 열린 글로벌 난민포럼 관련 언론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유엔난민기구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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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의 한 군인이 이런 말을 했다. 게으른 머리는 악마의 워크숍이 된다.”

제임스 린치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대표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대표부 사무실에서 연 언론브리핑에서 우리 정부에 난민들에 대한 교육 지원 강화를 최우선 순위로 촉구하며 이렇게 말했다.

린치 대표는 앞서 방글라데시 셰이크 하시나 총리의 말을 인용해 “난민들이 받은 교육은 사라지지 않고 본국에 돌아가서도 쓸 수 있는 기술이 된다”고도 했다. 한국 정부가 난민을 부담스러운 존재로만 여길 게 아니라 어떻게 사회에 기여하는 존재로 활용할 수 있을지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이날 난민기구 한국 대표부는 다음달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최초로 열리는 글로벌 난민포럼을 앞두고 이 포럼에 참석하는 우리 정부에 바라는 바를 설명했다. 이 포럼은 지난해 12월17일 유엔총회에서 181개 회원국들이 채택한 글로벌 난민 콤팩트(합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각 정부의 앞으로의 공약과 그간 실천 모범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다. 한국에서는 외교부 차관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제1회 글로벌 난민포럼에서 특히 난민 일자리·생계 부문을 집중 지원한다고 밝힐 예정이다. 한국 정부의 연간 유엔난민기구 본부 공여금은 2000만달러로 액수가 상당하지만 민간차원 기부금 4400만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또 인도주의원조에 쓰는 총비용을 개발원조 투자 비용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비율이 낮다. 린치 대표는 “개발원조가 난민을 보호하는 국가들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연결고리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전체 난민의 85%가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에 머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난민들이 실제 개발계획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린치 대표는 “최근 난민 문제에서 중요한 이슈로 언급되는 것 중 하나가 교육”이라면서 “교육은 난민이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머물러 있는 나라에 재정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교육 지원 같은 인도주의적 활동이 개발원조 못지 않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특히 “한국은 교육 수준이 높고 첨단기술을 갖춘 나라로 원격 교육을 통해 한국에 살고 있는 난민들 뿐만 아니라 해외 저개발국에 정착한 난민들의 교육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난민 출신 귀화인 로넬 차크마 나니(한국명 이나니)씨는 “난민들도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나니씨는 방글라데시 남동부 치타공 산악지대에 사는 줌머족 출신으로 자치권 보장 운동을 하다 박해를 피해 2000년 한국에 들어왔다. 2004년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고, 2011년에 귀화했다. 현재는 김포시 외국인 주민지원센터에서 상담 팀장으로 일한다. 그는 “난민 출신으로 통역하시는 분들도 많고 직접 사업체를 만들어서 한국에 일자리를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올해 아들이 학생군사교육단(ROTC)에 합격했다”면서 “내년부터는 한국의 안보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우 겸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정우성씨는 “사회의 변화 그리고 새로운 이웃이 생겨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생각해보고, 앞으로 더 나아가는 시간으로 삼았으면 좋겠다”면서 “성급하게 답을 제시하기 보다는 같이 이해해나가는 기회로 난민들을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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