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왕실 조폐국 대변인은 "지난달까지 만든 기념주화 100만개를 녹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조폐국은 동전을 만드는 데 들었던 비용과 앞으로 폐기하는 데 드는 비용을 모두 합치면 얼마나 되는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영국 언론은 "금액과 상관없이 이 비용은 전부 영국 납세자의 몫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당초 영국 재무부는 왕실 조폐국에 의뢰해 브렉시트 기념주화를 1000만개 가량 찍어내기로 했다. 주화 앞 뒷면에는 탈퇴 날짜와 브렉시트를 상징할만한 영국적인 요소들을 새기기로 하고 관련 도안까지 확정했다. 1969년 첫선을 보인 50펜스 동전은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7각형 모양인데다, 디자인이 다양해 수집가로부터 인기가 많다.
1998년 영국이 유럽연합 창설을 기념해 만든 주화. /영국 왕실 조폐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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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는 10월31일 브렉시트 발효 당일에 300만개를 시중에 유통하고, 나머지 700만개는 브렉시트 1년을 맞이해 내년 안에 다 팔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영국의 EU 탈퇴 일정이 누차 미뤄지면서 조폐국은 주화를 만드는 속도를 예정보다 대폭 늦췄다. 지난달 주화 생산을 전면 중단하기까지 찍어낸 주화는 겨우 100만개. 10월 내로 만들기로 했던 300만개에 비하면 3분의 1정도 수치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브렉시트가 또 한번 연기되면서 이미 찍은 주화마저 폐기할 처지에 놓인 것.
영국은 2016년 6월 국민투표를 통해 EU 탈퇴를 결정했다. 그러나 브렉시트 날짜는 2019년 3월29일에서 4월12일로, 10월31일로 세 번이나 연기된 데 이어 내년 1월31일로 한차례 더 연기된 상태다. 내년 1월 전이라도 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를 승인하면 탈퇴 날짜는 앞당겨질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선 해가 바뀌기 전에 총선을 치르고 새 내각을 구성해야 해 갈 길이 멀다.
재무부 대변인은 "브렉시트를 기념하는 50펜스 주화 발행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영국이 유럽 연합을 탈퇴한 이후 유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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