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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美국방 "주한미군 감축할지, 안 할지 몰라"...방위비 압박용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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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정경두(오른쪽)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고위회담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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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19일(현지시각)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한국을 '부자 나라'라고 언급하며 거듭 증액을 압박했다.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해서는 "할지 하지 않을지 모르는 것에 대해 추측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5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서 주한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것과 온도차가 있는 발언이다.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통해 방위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필리핀을 방문중인 에스퍼 장관은 이날 필리핀 국방장관과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미 방위비 관련 질문이 나오자 "한국은 부유한 나라"라며 "그들은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고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이상에 대해서는 국무부가 세부적인 사항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의 발언은 지난 19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3차 협상이 90분만에 결렬된 후 나온 것이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15일 SCM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한국은 부유한 국가"라며 "조금 더 부담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있고 조금 더 부담해야만 한다"고 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필리핀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 감축을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우리가 할지도, 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것에 대해 예측하거나 추측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그러면서 "국무부가 (방위비)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이 논의들은 유능한 사람의 손(국무부)에 있다고 확신한다"며 "우리는 한 번에 한 발짝씩 내딛고 있다"고 했다.

에스퍼 장관은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해 명확하게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15일 SCM 공동성명과는 차이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SCM 공동성명에는 "에스퍼 장관은 현 안보 상황을 반영해 주한미군의 현 수준을 유지하고 전투준비태세를 향상시키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필리핀에서는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과 분명한 선을 긋지 않고 "할지 하지 않을지 모르는"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발언을 했다. 방위비 협상 추이에 따라 주한미군 주둔 문제를 연계시키는 전략으로 나올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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