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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한국은 안보 방파제, 日이 지소미아 종료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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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국민 대화' 외교 안보]

지소미아 - "어느날 갑자기 수출통제 조치, 우린 취할 도리 한 것"

남북관계 - "굉장히 보람 느껴… 지금은 대화국면에 들어서 있다"

모병제 - "언젠가는 가야할 길이지만 아직은 실시할 형편 안돼"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오는 22일 자정 종료를 앞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 "지소미아 종료 문제는 일본이 원인을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일본 안보에 있어 큰 부분 방파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그런데 일본이 수출 통제를 하면서 '한국을 안보상으로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은) 한국으로 수출되는 불화수소 등 반도체 소재가 북한 등으로 건너가 다중살상무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한국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라며 "안보상으로 신뢰할 수 없다고 하면서 군사 정보는 공유하자고 한다면 모순되는 태도"라고 했다. 이어 "의혹 자체가 터무니없거니와 (일본이) 설령 그런 의구심이 있었다면 수출 물자 통제를 강화해달라든지, 한·일 간 소통을 강화하자든지 해야 하는데, 아무런 사전 요구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수출 통제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우리로선 당연히 취할 도리를 취했던 것"이라고 했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 해제 없이는 지소미아 연장도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다만 "마지막 순간까지 지소미아 종료 사태를 피할 수 있다면 일본과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또 "우리 안보에 한·미 동맹이 핵심이지만 한·미·일 안보 협력도 중요하다"며 "지소미아가 종료되는 한이 있더라도 안보상 협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지소미아 종료 시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 등으로 대체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TISA로는 안보 협력에 한계가 있고, 지소미아 종료는 한국은 물론 미국의 국익까지 해친다며 반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작년 하반기부터 교착에 빠진 남북 관계와 관련해선 "남북 관계는 제가 굉장히 보람을 많이 느끼는 분야"라며 "불과 2017년만 해도 전 세계에서 가장 전쟁 위험이 높은 곳이 한반도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전쟁 위험은 제거되고 대화 국면에 들어서 있다"고 했다. 특히 "(국민이) 근래 남북 관계 상황이 교착으로 느껴지고 답답하실지 모르겠다"면서도 "크게 보시면 70년간 대결·적대를 대화·외교를 통해 평화로 바꿔내는 일이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고 많은 우여곡절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이어 "남북만 생각한다면 훨씬 더 속도를 낼 수 있고 뛰어갈 수도 있지만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야 하고, 특히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 협상 성공을 위해 동맹인 미국과 보조를 맞춰나가야 하는 문제도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간 연내 실무협상을 거쳐 정상회담을 하려는 노력이 지금 행해지고 있다"며 "3차 (미·북)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반드시 성과가 있으리라 보고, 그러면 남북 관계도 훨씬 더 여지가 생겨날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 정착한 지 11년 됐다는 한 탈북민은 "사각지대에 놓인 탈북민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너무 부족하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탈북민 모자·모녀 같은 아주 아픈 사건도 생겼다"면서 "탈북민은 우리 국민으로, 차별 없이 받아들이고 정부·지자체에서 보다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모병제(募兵制) 전환 논의에 관해선 "우리 사회가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지만, 아직은 현실적으로 모병제를 실시할 만한 형편이 안 된다"며 "중장기적으로 설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최근 보고서를 통해 주장한 모병제 전환에 대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고등학교 1학년인 한 참석자가 '제가 군대 가기 전에 (모병제가) 이뤄질 수 있나'라고 묻자 "본인(질문자)은 아마도 모병제 혜택을 못 볼 것 같다"고 답했다.

[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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