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억5000만 시장 인도네시아 / 평균 연령 29세… 생산가능 인구 70% / 중산층 두꺼워지며 소비도 계속 늘어 / 조코위 대통령 “대형 물류 인프라 확충” / 국정 운영·산업 전반 ICT와 결합 추진 / 한국 대형 건설사 사업 참여 ‘청신호’ / 관광산업·의료시장 분야도 노려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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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사무국 청사에서 열린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 기념식’ 모습. 자카르타=연합뉴스 |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불리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이 타결되고 신남방 3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과의 양자 FTA 협상이 진행되는 등의 분위기 속에 인도네시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 베트남이 가장 떠오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향후 잠재력을 봤을 때 가치가 훨씬 크다는 평가에서다. 정부가 최근 민간을 대상으로 각종 설명회나 포럼을 개최하는 과정에서 인도네시아에 대한 문의가 집중되는 상황 또한 이런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13일 유엔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약 2억7000만명으로 중국(14억3000만명)과 인도(13억6000만명), 미국(3억2000만명)에 이어 세계 4위에 올라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인구의 약 3.5%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 규모가 크기도 하지만, 매력도를 더욱 끌어올리는 요소는 성장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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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평균 연령은 29세이고, 생산가능인구(15∼60세)가 전체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젊다. 이를 바탕으로 중산층이 두꺼워지면서 소비가 늘고 있고, 밀레니얼 세대가 산업현장의 주축으로 올라서며 새로운 동력을 창출하는 셈이다.
인도네시아의 국토 면적은 약 190만4000㎢로 우리나라(약 10만18㎢)의 19배에 달한다. 그러나 동서로 5000㎞가 넘는 너비에 1만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점이 장애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자바 섬(면적 12만6700㎢)에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몰려 있고, 사람이 거주하는 섬은 6000여개로 알려져 있다.
지정학적으로는 동남아의 중심에 자리하여 글로벌 해양물류의 중심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지만, 섬이 너무 많고 인구 분포가 고르지 않은 점 등의 연유로 실제로는 물류나 인프라의 발전 속도가 뒤처진 것이 사실이다. 어느 한 가지 교통수단으로 운송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탓에 항공과 해상, 육상이 뒤섞이는 것이 불가피해 물류비용이 전체 생산비용의 30%를 차지할 정도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경제가 본격적인 성장에 접어들면서 물동량이 늘어나고,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해외 기업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신흥국의 경기가 불안정해지기도 했지만,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이 5%를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올해 재선에 성공한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이 수도 이전 및 대규모 물류 인프라 확충을 골자로 하는 국가 현대화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하며 이러한 움직임이 더욱 현실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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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인도네시아는 국정운영과 산업 전반에서 다른 국가들보다 적극적으로 정보통신기술(ICT)과의 결합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국가통합 온라인시스템(Online Single Submission)을 도입하는 내용의 법령을 공포하며 정부의 주요 인허가를 이 시스템으로 관리하게 된다. 아직은 초반인 탓에 여러 법이 연쇄적으로 바뀌며 현지기업과 외국기업들이 다소 혼란을 겪고 있지만 점차 적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정화가 되면 가장 큰 애로사항이었던 복잡한 인허가 문제를 둘러싼 부정부패 문제까지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가 이미지 제고와 해외투자 유치 증가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러 산업의 기반이 되는 물류 및 운송 인프라 확충도 한창 진행 중이다. 대중교통을 포함하는 도로와 철도, 항만 등의 인프라가 공격적으로 확대되는 만큼 물류 인프라 산업은 6∼7% 이상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대형 건설사인 대우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 포스코건설, 삼성물산, 롯데건설 등이 꾸준히 사업을 수주해온 만큼 전망을 밝히고 있다. 대규모 정유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한 현대엔지니어링과 식량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 등도 인도네시아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밀레니얼 세대가 산업 주역으로 자리 잡은 만큼 한류를 활용한 가공식품·화장품 업계가 전자상거래 플랫폼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활용하며 입지를 다질 것으로 기대된다. 풍부한 천연자원에 비해 부족한 관광산업이나 아직 부족한 의료시장 또한 국내 기업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분야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에서 가장 많은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과 1억명이 넘는 인터넷 사용자를 보유한 나라이기도 하다. 물류 인프라를 비롯한 산업 전반에서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ICT와의 결합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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