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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물가와 GDP

KDI "내년도 저성장·저물가…6개월내 금리 더 낮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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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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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전문기관들이 잇달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종래의 전망치를 수정해 낮췄다. KDI는 13일 '2019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로 낮췄다. 지난해 KDI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6%로 예상했지만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2.4%로 낮춘 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하향 조정했다.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1년 새 그만큼 가파르게 꺾였다는 의미다. 한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이 같은 비관적 전망은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수출과 투자 등 민간 부문에서 부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고는 비단 KDI뿐이 아니다. 이미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 2.1%로 기존보다 크게 내리는 등 주요 세계 금융기관들 역시 한국 경제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보다 더 냉정한 시각을 지닌 투자기관들은 한국 경제성장률을 올해 평균 1%대로 확 낮추며 사실상 낙제점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KDI는 올해 2%의 벽은 간신히 사수할 것으로 바라봤다. 상반기 부진했던 설비투자가 3분기에 접어들면서 감소폭이 축소되고 민간 기업들의 시설투자가 예정돼 있어 올 4분기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올해 계획한 시설투자 29조원 중 42%에 해당하는 12조2000억원을 4분기 중에 집행할 예정이다.

KDI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2.3%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이 추산한 2019~2020년 잠재성장률(2.5~2.6%)을 밑도는 수준이다. 올해보다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과 내수 개선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면서 성장률 증가가 기대처럼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KDI는 신흥국의 투자 수요 확대가 세계적인 무역 증가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수출 역시 내년에는 개선세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수출은 전년 대비 1%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교역량이 확대되면서 3.2%의 증가율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설비투자는 내년에 큰 폭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KDI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 개선이 지연되면서 올해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7.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반도체 수요 회복과 기저 효과가 작용하면서 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건설투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한 건축 부문에서 부진이 이어져 내년에도 -3.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는 소비심리 개선에도 불구하고 올해(1.9%)보다 소폭 높은 2.1% 증가율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KDI는 이처럼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으면서 내년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물가안정목표보다 낮은 0.6%에 머무를 것으로 바라봤다.

KDI는 저성장·저물가에 대한 해결책으로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규철 KDI 연구위원은 "경기가 빠르게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은 덧붙여 "현재의 통화정책은 물가 안정보다는 금융 안정에 더 주안점을 두는 기조"라면서 "통화정책이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아 수행된다면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증세와 같은 재정 수입 확보 필요성도 강조했다. KDI는 "재정적자로 인한 국가 채무 증가 속도가 과도하지 않도록 지출 구조조정과 함께 재정 수입 확보가 필요하다"면서 "총수입과 총지출이 유사한 속도로 증가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DI는 내년 취업자가 올해(20만명대 후반)보다 소폭 축소된 20만명대 초반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5월 전망 당시 올해 20만명 내외, 내년 10만명대 중반으로 점쳤던 것에 비하면 높여 잡았다. 내년 실업률은 3.5%로 올해(3.8%)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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