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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黨 요구하는 분들 놓아드려야”… 與 ‘李총리 조기등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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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3실장 간담회]노영민 총선앞 내각 교통정리 언급

동아일보

국정 운영 기조 밝히는 靑 3실장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가운데)과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오른쪽),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문재인 정부 임기 반환점을 맞아 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반기 총평과 후반기 국정 운영 기조 등에 대해 설명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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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후반기 국정 운영 방향을 가를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내각의 교통정리가 본격화되고 있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10일 “당에서 요구하고 본인이 동의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놓아 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등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한 정부 인사들을 여당이 원하는 만큼 돌려보내겠다는 의미다. 연말 개각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 내각 교체, 내년 1월 16일이 마지노선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공석인) 법무부 장관 외에는 달리 개각을 예정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노 실장 역시 10일 “현재로서는 공석인 법무부 장관에 대한 인선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 실장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당이 요구하고 본인이 동의하는’이라는 조건을 전제로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준비를 위한 개각을 단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법무부 장관을 제외한 개각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 실장이 내건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첫 번째 인사로는 이 총리가 꼽힌다. 이해찬 대표의 리더십에 불안감을 느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이 총리가 빨리 당에 복귀해야 한다”“이 총리를 간판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 총리 역시 지난달 “눈치 없이 오래 머물러 있는 것도 흉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총리 외에 현직 의원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있다. 3선 의원 출신인 강기정 정무수석을 비롯해 청와대 참모들 가운데서도 당으로 복귀하는 인사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친문(친문재인) 핵심 관계자는 “유 부총리, 김 장관 두 사람의 직책은 달라질 수 있어도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며 “총선을 앞두고 큰 폭의 개각을 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 요인”이라고 말했다. 인사청문회 대상자가 늘어나면 야당에 국정 주도권을 내줄 우려가 있고, 만약 인사 실패 논란이 또 불거진다면 여당의 총선 준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노 실장 발언을 계기로 여권의 관심은 개각 시점에 쏠리고 있다.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이 내년 1월 16일인 만큼 개각은 12월 중순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여당 의원은 “후보자 지명부터 인사청문회, 취임까지 한 달 정도 걸린다”며 “12월 정기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이 언제 어떻게 통과되느냐에 따라 개각 시점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노영민 “탕평” 세 차례 언급


이와 함께 노 실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촉발된 인사 실패론과 관련해 “앞으로 능력에 기초한 탕평 인사를 더 강화해 나가겠다” “무엇보다 탕평에 더 많은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노 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탕평’을 세 차례 언급했다. 여기에 노 실장은 “사실 지금까지 전·현직 야당 국회의원 여러 분들에게 입각에서부터 다양한 제안을 해 왔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청와대는 지난해 8월 개각을 앞두고 야권 인사들의 발탁에 공을 들였다. 당시 청와대는 탕평 대신 ‘협치 내각’이라는 표현을 썼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당시 야당 인사들에게 구체적인 자리를 제안하며 물밑으로 논의가 오갔지만 최종적으로 불발됐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고 정두언 전 의원에게는 주중 대사를,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에게는 장관직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임기 후반기에 다시 한 번 야권 인사들의 발탁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각종 개혁 법안의 국회 입법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터 경제 3법’을 비롯한 이른바 ‘개혁 입법’이 좀처럼 진척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탕평 내각을 통해 구체적인 성과물을 내겠다는 의미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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