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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환의 '靑.春'일기] 반환점 돈 文대통령, '나라다운 나라' 완성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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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취임하면서 '나라다운 나라'를 국정 목표로 천명했지만, 국민이 체감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이 나온다. 2017년 5월 국회 로텐더홀에서 진행된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문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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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밝혀둡니다. 이 글은 낙서 내지 끄적임에 가깝습니다. '일기는 집에 가서 쓰라'고 반문한다면 할 말 없습니다. 그런데 왜 쓰냐고요? '청.와.대(靑瓦臺)'. 세 글자에 답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생활하는 저곳, 어떤 곳일까'란 단순한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靑.春일기'는 청와대와 '가깝고도 먼' 춘추관에서(春秋館)에서 바라본 청춘기자의 '평범한 시선'입니다. <편집자 주>

여전히 어려운 민생…청년 '고용 한파'도 진행형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태생부터 과거 정부들과 달랐다.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파면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촛불 민심'의 전폭적인 지지로 대통령에 올랐다. 그만큼 문재인 정부는 촛불 민심의 큰 기대 속에 출범했다.

인수위 절차도 없이 한반도 운명의 키를 쥔 문 대통령이 벌써 임기 절반을 보냈다. '나라다운 나라'를 국정 목표로 삼은 문 대통령은 그간 나라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경제·외교·안보·문화 등 분야에서 국익을 위해 열심히 뛰었겠지만 임기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지난날을 돌아보면 아쉬움이 들 것이라고 본다.

후반기에 접어든 지금, 문 대통령은 어느 부분에서 가장 아쉬움이 클지 궁금하다. 남북관계의 교착상태로 진전되지 못하는 한반도 프로세스에 대해서일까, 취임 초 화두로 던졌던 '적폐 청산'일까.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겠지만, 필자는 방대한 국정 영역에서 '민생'과 '청년' 문제를 짚지 않을 수 없다.

지난 7일 밤 만난 50대 중반 택시기사의 푸념이다. "이 문자(메시지) 좀 보세요. 택시 회사 월급이 매월 1일인데, 이달 중순쯤에나 월급을 주겠대요. 전산오류 때문이라고 하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요. 회사도 어려운가 싶기도 하고.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정말 사는 게 너무 힘듭니다."

비단 한 중년의 택시기사뿐만이 아니다. 여전히 살기 어렵다고 하소연 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팍팍한 삶이 조금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던 국민은 어렵게 버티며 산단다. 필자가 사는, 나름대로 역세권에서 신장개업한 음식점도 채 1년이 안 돼 문을 닫는 실정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청년 고용률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며 정부의 성과를 언급했다. 최근 청년 고용률이 2005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청년 고용 상황이 일부 개선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청년이 체감하는 고용 한파는 현재진행형이다. 구직을 포기한 비경제활동 인구는 380만 명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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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대통령'을 공언한 문재인 대통령은 업무지시 1호로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주문했고, 2017년 10월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을 발표했다. 최근 청년 고용율이 개선 흐름이지만, 청년 체감률은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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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미래에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으며, 그나마 결혼을 했더라도 출산을 기피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 낳는 평균 자녀 수)은 0.98명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수치다.

지난해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자살 사망률은 26.6명으로 지난해보다 2.3명(9.5%) 늘었다. 특히 10대(22.1%)와 30대(12.2%)대의 사망률이 크게 늘었다. 20대 사망률에서 절반에 육박하는 47.2%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청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 국가는 책임에서 자유로울지 의문이다.

정부가 경제 활력과 민생 안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는 국민이 많다.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는 바닥 수준이다. 물론 대통령이 신이 아닌 이상 모든 국민을 잘 먹고 잘살도록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정부의 잘못만은 아니다. 민생법안을 쌓아두고도 외면하는 국회의 책임도 크다.

문 대통령은 '나라다운 나라'를 국정 목표로 천명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공정, 불평등,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뜻으로 여겼다. 문 대통령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말과도 맥이 통한다. 과연 문재인 정부는 지난 전반기를 어떻게 평가할까.

아직 절반이나 남은 임기가 있기에 '잘 될 거야'라는 기대를 저버리고 싶진 않다. 문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을 계기로 깊은 성찰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분투했으면 한다. 취임사에서 "국민과 역사가 평가하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지지와 성원에 보답하겠다"는 약속을 꼭 지켜주길 바란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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