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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이슈 자율형 사립고와 교육계

현 초등 4학년생 고입 때부터 외고·국제고·자사고 못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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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일반고 전환①] ‘서열화’ 해소될까

세계일보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오는 2025년부터 특수목적고 중 외국어고·국제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했다. 현재 초등학교 4학년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는 이들 학교도 모두 선발이 아닌 배정 방식으로 학생을 모집해야 한다. 외고·국제고·자사고 폐지가 현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데다 교육 공정성 강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학교 명칭·교육과정 운영은 유지 가능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교육부는 올해 말까지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운영근거가 명시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는 2025년 3월부터 이들 학교를 일반고로 일제히 전환한다. 이들 학교는 2025년 이후에도 학교 명칭을 그대로 쓰면서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지만, 학생 선발 권한이 없어져 일반고처럼 지원 배정 방식으로 바뀐다. 고교무상교육이 적용돼 학비도 사라진다. 일반고로 전환되기 전에 이들 학교에 입학한 학생의 신분은 졸업할 때까지 유지된다.

세계일보

7일 정부의 ‘고교서열화 해소방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교육부는 이와 함께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하는 일반고 49곳의 모집 특례도 폐지하기로 했다. 다만 영재학교와 특목고 중 과학고와 예술고, 체육고 등은 일반고 전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교육부는 대신 영재학교 등에 입학할 때 보는 지필평가(문제풀이식 시험)를 폐지하는 등 선발방식을 개선해 사교육 유발 요인을 없앨 방침이다. 서열화 해소방안의 일환으로 일반고 경쟁력 강화에도 5년간 약 2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교육부는 또 학생의 수준과 적성에 따른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고, 과학·어학·예술·소프트웨어 등 특정 분야에 대한 심화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교과특성화학교도 확대할 계획이다.

◆공정성 강화·고교학점제 시행 등 영향

이번 발표는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에도 이런 내용이 포함돼 있으며, 최근 ‘조국 사태’ 이후 공정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앞서 교육부가 지난 5일 발표한 주요 13개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 결과에서 특목고-자사고-일반고 순의 ‘서열’이 뚜렷하게 드러난 점도 한 배경이다. 그동안 외고·국제고·자사고는 영재학교·과학고에 비해 학생들의 대학진학 등 측면에서 설립 취지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교육부는 이번 결정 배경에 대해 “입시 공정성을 확보하고 미래 고교교육을 준비하고자 일반고 전환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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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백범 교육부 차관(오른쪽 두번째)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2025년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도 이들 학교의 일괄 폐지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교학점제는 고교에서도 대학처럼 학생들이 수업을 골라 들을 수 있는 제도로,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졸업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와 같은 내신 상대평가가 사실상 어려워지므로 절대평가로 바뀔 수밖에 없다.

내신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상대적으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모이는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인기가 치솟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유은혜 부총리는 “서열화된 고교체제가 고교교육 전반에 불공정을 만들 뿐 아니라, 미래교육에도 부합하는 형태가 아니어서 이번에 과감히 개선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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