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7일 하노이 축구협회에서 열린 재계약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노이 | 정다워기자 |
[하노이=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박항서 신화’ 시즌2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은 7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베트남축구협회 미팅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재계약 소감을 밝혔다. 박 감독은 최근 베트남축구협회와 재계약에 합의했다. 베트남축구협회는 기본 2년에 옵션 1년을 포함한 ‘2+1’ 계약을 제안했고, 박 감독도 이를 받아들이며 재계약이 성사됐다.
“신짜오”라는 베트남 인사로 입을 연 박 감독은 “2년 전 같은 장소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했을 당시가 떠오른다. 2년이 지난 현재 말했던 목표들 중 달성한 것도 있고, 아직 현재진행형인 것들도 있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달려온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아직 부족하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난 부분들이 기쁘기도 하다”라는 소회를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재계약을 확정한 후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 2년간 해왔듯이 최대한 많은 국내 경기를 참관하고 선수를 발굴하여 대표팀 시스템이 더 견고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성인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의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 각 대표팀이 유연하고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년 전 처음 왔을 때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하루 하루 한 걸음씩 최선을 다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기대치는 높아질 것이다. 저는 지난 2년보다 더 노력할 것이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박 감독은 또 “재계약을 앞두고 저는 많은 생각, 고민을 했다. 한편에서는 성과를 거뒀을 때 영광스럽게 그만두는 게 낫지 않냐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많았다. 저는 베트남 국민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 굉장히 생각을 많이 했다”라면서 “결론적으로 저도 축구 지도자로서 이번 계약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 사랑을 받았는데 어떻게 처신해야 될지 생각했다. 2년간 저와 함께 고생한 코치들, 선수들에 대해서도 고민한 끝에 새로운 도전을 함께하기로 했다”라며 고민 끝에 재계약을 선택했다는 배경도 설명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에서 이룬 성과에 대한 자긍심도 드러냈다. 그는 “지난 2년간 여러 대회에서 거둔 성과들을 계기로 우리 선수들은 발전했고, 베트남 대표팀이 국제 대회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선수들이 애국심을 갖고 베트남 정신과 국가대표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 점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계에 유소년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 있는 메시지도 남겼다. 그는 “최근 베트남 내에서는 축구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저는 특히 유소년 육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환영한다. 지금보다 더 많은 투자를 유소년 육성 부분에 집중해주시길 부탁한다.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지속적인 논의와 장기적인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꺼냈다.
박 감독이 베트남의 국민적인 영웅이 되면서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도 좋아졌다. 박 감독이 일종의 민간 외교관 구실을 한 셈이다. 박 감독은 “한국과 베트남은 지난 2년간 축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어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는 형제와 같은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양국 우호증진에 기여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저의 본업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양국 간의 가교 역할을 계속 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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