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 기간에 미국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오른쪽 맨 위)가 한반도 상공에서 한·미 전투기들과 편대 비행을 하고 있다. /공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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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미 연합 공중훈련 실시를 비난하며 "인내심이 한계점을 가까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6일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결코 미국의 무모한 군사적 움직임을 가만히 앉아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권 대사는 "우리는 이미 합동 군사연습이 조미(북미) 관계 진전을 가로막고 우리가 이미 취한 중대 조치들을 재고하는 데로 떠밀 수 있다는 데 대하여 한 두 번만 강조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최근 미 국방성은 싱가포르 조미 수뇌회담 이후 중지하기로 공약했던 남조선군과의 연합 공중훈련을 12월에 재개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며 "스톡홀름 조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지 한 달 만에 미국이 연합 공중훈련 계획을 발표한 것은 우리에 대한 대결 선언으로밖에 달리 해석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매년 실시돼온 대규모 연합 공중 훈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작년에 이어 올해도 취소하고 '각자 훈련'으로 대체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미 국방부 측은 이에 대해 '연합비행훈련행사(Combined Flying Training Event)'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다른 얘기를 했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서는 "북한 눈치를 보느라 과거보다 훈련 규모를 줄이고 '연합'이란 명칭도 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 권 대사는 "조미관계 전망을 놓고 온 세계가 우려하는 예민한 시기에 우리를 반대하는 전쟁 연습을 공공연히 벌여 놓으려 하는 미국의 처사는 세계 평화와 안전을 파괴하는 장본인, 군사적 힘을 문제 해결의 만능 수단으로 여기는 패권주의 국가의 본색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의 무분별한 군사적 광기는 점점 꺼져가는 조미대화의 불씨에 찬물을 끼얹고 조선반도와 지역의 대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극히 도발적이고 위험천만한 행위"라고도 했다. 군 당국이 예정된 훈련에 '비질런트 에이스'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훈련의 명칭이나 바꾼다고 하여 전쟁 연습의 침략적 성격이 달라지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고 했다.
한편, 권 대사는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을 지냈으며 최근 해당 자리를 조철수에게 넘겨줬다. 지난달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에서 차석 대표를 맡았던 그가 '순회대사'라는 직책으로 이날 처음 나온 것으로 미뤄 북미 실무협상 관련 업무만 하고 있다는 점이 재차 확인됐다.
[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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