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포로 에르난데스 떠난 공백 메워…부주장으로 선수들 하나로 묶어
OK저축은행전 15득점으로 3-0 완승 앞장…"힘든 시기, 이겨내야"
공격하는 전광인 |
(안산=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센터 최민호(31)는 후배 전광인(28)을 '부주장' '실질적인 외국인 선수'라고 불렀다.
농담을 섞긴 했지만, 코트 안팎에서 전광인이 팀의 중심이 됐다는 의미다.
현대캐피탈은 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프로배구 2019-2020 V리그 OK저축은행과의 방문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8 25-23 28-26)으로 꺾고 시즌 첫 연승을 거뒀다.
전광인은 양 팀 합해 최다인 15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양 팀은 외국인 선수 없이 토종 선수로만 대결했다.
현대캐피탈은 요스바니 에르난데스가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발목을 다쳤고 수술대 위에 올랐다. 현재 팀은 새 외국인 선수 영입을 추진 중이다.
OK저축은행도 레오 안드리치가 종아리를 다쳐 재활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선수 중에서는 단연 국가대표 레프트 전광인이 돋보였다.
최민호는 경기 뒤 "우리 팀에 외국인 선수 전광인이 있다"고 웃었다. 또한 "부주장 전광인이 너무 많은 걸 짊어지려고 한다. 팀의 주포이다 보니, 부담감도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안쓰러워했다.
전광인은 이런 숙명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현대캐피탈은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른 4경기에서 3승 1패로 선전했다. 1라운드 성적은 승점 8(3승 3패)이다. 아직 5위로 처져 있긴 하지만, 위기에서 점점 벗어나는 모양새다.
전광인 '블로킹을 피해서' |
전광인은 "에르난데스가 부상으로 갑자기 팀을 떠나면서 리시브 위치 등이 바뀌었다. 그래서 팀 전체가 힘들었다"며 "훈련을 통해 서로 익숙해지고, 대화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시즌 첫 승을 거둔 10월 24일 '의정부 미팅'은 팀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개막 후 2연패를 당하고, 에르난데스가 빠진 상황에서 현대캐피탈은 KB손해보험을 세트 스코어 3-2로 눌렀다.
경기 뒤 선수들은 자체 미팅을 열었고, 한 시간 동안 대화했다.
전광인은 "팀 분위기가 너무 어두웠다. 그래서 우리 선수끼리 '어떻게 하면 이겨낼까'를 고민했다"며 "서로 대화하면서 분위기가 밝아졌고 성적도 나아졌다"고 했다.
1라운드 초반에는 전광인도 고전했다. 그는 "나도 답답했다. 나 자신에게 화가 나다 보니 코트에서 그 감정을 표출하기도 했다"며 "그런 내 모습이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이런 단점을 고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전광인은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더 나은 리더'가 되고 있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전광인을 문성민의 뒤를 잇는 '새로운 리더'로 평가하고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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