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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사람이 좋다' 이재은 3년 우울증 딛고 이혼 후 母와 인생 2막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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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재은 / 사진=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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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방송인 이재은이 인생 2막을 힘차게 열고 있다.

5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는 배우 이재은이 출연했다. 다섯 살이었던 1984년, 우연히 참여한 '예쁜 어린이 선발대회' 3위를 차지한 후 CF 모델로 데뷔한 그는 한글을 다 떼기도 전에 여러 작품에 출연해 깜찍한 연기를 선보였다.

이재은은 "엄마 말로는 친구 분이 '너희 딸래미 이번에 원피스 산 거 있잖아. 우리 딸 대회 나가는데 원피스 좀 빌려줘'라고 했다더라. 엄마가 '너희 딸만 나가냐. 내 딸 도 내보내자' 해서 엉겹결에 나간 예쁜 어린이 선발대회에서 3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 당시 모델 에이전시에서 일하시는 분이 왔다가 예쁜 아역들 사진을 찍어 갔다. 어디선가 연락이 왔는데 화장품 CF에 300대 1로 뽑혔다더라"고 말했다.

이후 이재은은 화장품 CF를 시작으로 영화 '우뢰매'에 단역으로 출연하고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어린이 스타가 됐다.

이재은은 "처음에는 구연동화 읽듯이 엄마가 불러주면 외웠다. 엄마가 대본을 읽어서 녹음해 놨다가 녹음테이프를 틀어 준다. 그러면 그걸 따라하는 거다. 앵무새처럼. 그런 식으로 한 게 제 연기 생활의 첫 시작이었다"고 털어놨다.

1999년 스무 살이 되던 해 이재은은 영화 '노랑머리'로 연기변신을 시도했다. 제20회 청룡영화상 대종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 이재은은 "애증의 작품이다. 내 인생 최대의 영광과 최악의 괴로움을 맛보게 해준 작품이다. 당시에는 그 작품이 고마운지 몰랐다. 지금 나이를 먹고 나서 느끼는 거지 그때 당시에는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재은은 "심하게는 창녀라는 말도 들었다. 왜 그런 말을 들어야 하나 싶었다. 술안주가 된 느낌이었다. 그것 때문에 빨리 돈을 벌고, 빨리 큰 작품을 해서 엄마 아빠 집을 사드리고 독립하고 싶었다. 우리 가족, 식구에 대해 내가 어렸을 때부터 져온 짐을 내려놓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평범한 삶을 꾸꾸며 27살 전성기에 결혼을 택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이혼 소식을 전했다.

결혼 11년 만에 합의 이혼이었다. 이재은은 "빨리 아기를 낳아서 우리 집, 내 가족, 내 식구를 만들고 싶었다. 그 사람은 그게 아니라 우리가 좀 더 성공하기를 원했던 거다. 내가 원했던 삶과 결혼 형태가 아니었다. 그걸 깨달았을 때는 너무 고립돼 있었다. 더 이상은 내 스스로도 '나는 이제 배우 이재은이 아니구나' 하는 느낌의 여자 이재은이 거울 앞에 서있는 거다. 제가 가장 뜨겁게 달려야 할 때 결혼을 했다. 그 삶이랑 바꿔서 내가 이룬 게 뭐가 있어?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까 혼자 너무 우울해졌다. 그렇게 더 이상 있다가는 삶을 놔버릴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결혼 당시 3년간 우울증을 겪었던 이재은. 한때는 몸무게가 80kg까지 불어나기도 했다.

이재은은 "내가 원했던 결혼 생활이 아니었다. 아이도 없고 너무 외로워다. 이룬 것도 없고 혼자 우울해지더라. 더 이상 있다가는 삶을 놔버리겠다 싶더라"고 털어놨다.

이재은은 "엄마, 나 너무 힘들다고 했더니 엄마가 울더라. '왜 전화를 이제야 했어' 하더라. '나 숨이 안 쉬어져. 그리고 어마 내가 심각하게 물어보는데 내가 밖에 나가서 뭔가를 시작한다면 예전처럼까지는 안 바라도 관심받고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런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엄마가 '바보야, 너 바보 아니냐. 너 아직 젊고 예쁜데 왜 못해. 하늘에서 빛이 내려오는 것 같았다. 나 이제 숨 쉴 수 있어, 살 수 있어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혼 후 어머니와 합가하게 된 이재은. 현재 어머니가 이재은의 매니저 일을 맡고 있다. 어머니를 챙기고 어머니의 보살픔을 받는 동안 우울증에서 회복될 수 있었다.

어린시절 이재은은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많았다. 이재은은 "아빠는 보수적이셔서 엄마가 내 아역시절 매니저 역할을 해주시는데도 잔소리를 많이 하셨다. 아빠는 일도 안 하고, 돈도 안 벌고 집에서 노는데 엄마를 괴롭히는 사람, 저한테는 그렇게 인식됐다. 그런 환경적인 요인 자체가 싫었다"고 회상했다.

과거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하던 아버지는 결핵을 숨기고 일하다 결국은 직장을 그만두게 됐다. 사기와 사업 실패 등으로 빚을 졌던 생전의 아버지. 아버지는 이재은이 결혼하던 해 뇌출혈로 돌아가셨다. 이재은은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니까 뭘 한다고 하기에도 미안했을 거고 안 한다고 하기에도 가부장적이었는데 힘들었을 거고. 그래서 더 강해보이려고 했을 거다"면서 아버지를 이해했다.

최근 쉴 때 주로 운동에 전념한다는 이재은. 다이어트는 평생 숙제다. 이재은은 "제가 후덕하게 캐릭터를 잡고 간다고 하더라도 팬분들이 원하는 건 그 모습이 아닐 것 같더라"고 말했다.

이재은은 "많은 분들도 제가 힘들어했다는 걸 알 거다. 중간 중간에 TV에서 볼 때 살도 찌고. 그건 스트레스받아서 그런 거다. 마음도 안 좋고 우울증도 심했고, 극복하기에는 제가 너무 ㅇ남약했다. 지금은 좀 더 용기를 내볼까.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제 자신을 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어릴 때부터 하고 싶었던 것에 도전한다는 이재은. 목공을 배우는 그는 또한 개인 SNS 방송에 도전을 시작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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