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 주인 통화내용 공개, 예약하며 "우리 가족만 쓸 수 있냐"
범행 후 아들에 "물감놀이 했다, 청소하고 올게용" 등 발언 담겨
검찰 "이게 우발적 범행 이후 모습으로 보이나" 고유정 측 주장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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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의 6차 공판에서 충격적인 녹취록이 공개됐다.
고유정은 전 남편을 살해하기 전 펜션을 예약하며 “우리 가족만 쓸 수 있냐”고 재차 물었고, 전 남편 살해 후 아들에게 “물감놀이 하고 왔다”, “청소하고 오겠다” 등의 말을 하며 먼저 재운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재판에서는 전 남편 강모(37)씨가 살해된 제주도의 펜션 주인과 고유정이 주고받은 통화내용이 공개됐다.
고유정은 예약 날짜를 묻는 주인에게 “저의 가족만 쓸 수 있는거죠”라고 물었다. “남편과 저와 애기와 갈거고, 애기는 여섯 살”이라며 방문 예약을 했다. 이후 무인ㅤㅍㅖㄴ션임에도 주인이 방문할 수 있는지 여부를 꼼꼼히 물었고, 재차 “저희만 쓸 수 잇느냐, 주인이나 사장님들이 왔다갔다 하시는건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강씨 살해 이후에도 펜션 주인과 통화는 태연했다. 5월 25일 범행추정시각(오후 8시10분~9시50분) 3차례 펜션 주인과 통화하면서 고유정은 시종일관 밝은 목소리였다.
9시 50분에는 고유정이 “엄마 물감놀이 하고 왔어”라고 아들에게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물감놀이’라는 표현을 고려했을 때 피해자 사망시각은 이전일 것으로 추정된다.
10시 50분경 통화에서는 아들이 펜션 주인으로부터 온 전화를 바꿔주자 “먼저 자고 있어요. 엄마 청소하고 올게용”이라고 말해 방청석에서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검찰은 그 당시 고유정이 전 남편 살해 흔적을 지우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검찰 측은 “성폭행당할뻔 했다는 피고인이 이렇게 태연하게 전화통화를 할 수 있느냐”고 고유정 측의 ‘우발적 범행’ 주장을 반박했다. 또 앉거나 서서 모두 15차례 이상 피해자를 칼로 찌른 것으로 분석된 자료를 내기도 했다.
숨진 강씨의 동생은 “(이혼소송 서류가) 온통 거짓으로 쓰여진 소장임에도 변태, 성과 관련된 단어는 하나도 없었다”며 “형님이 성폭행하거나 위력을 행사했다는 말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강씨의 어머니는 “지금 이 순간 내 아들을 죽인 저 살인마와 한 공간에 있다는 게 참담하고 가슴이 끊어질 것 같다”며 법정 최고형을 내려달라고 간청했다.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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