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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로봇이 온다

배달 앱에서 배달로봇까지… 푸드테크 기업 꿈꾸는 ‘배달의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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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배달의민족이 풀무원이 운영하는 식당 '찬장'과 '메이하오&자연은 맛있다' 매장에 자율주행 서빙로봇 '딜리'를 공급한다고 4일 밝혔다. 우아한형제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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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뒤면 고객들은 주문한 음식을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배달로봇에게 건네 받게 될 겁니다.”

윤현준 우아한형제들 신사업부문 부사장이 평소 인터뷰 때마다 강조하는 말이다. 우아한형제들은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회사다. 윤 부사장이 이끄는 신사업부문은 외식업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하는 일을 맡고 있는데 그 핵심은 AI다.

우아한형제들은 풀무원이 운영하는 식당 ‘찬장’과 ‘메이하오&자연은 맛있다’에 AI 서빙로봇 ‘딜리’를 공급한다고 4일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앞서 주문부터 서빙까지 AI 자율주행 로봇이 담당하는 미래형 식당 ‘메리고키친’을 지난 7월부터 4개월 간 시범 운영했는데 이번에 풀무원과의 협약을 통해 본격적으로 서비스 상용화에 나선 것이다.

4개의 선반을 갖춘 딜리는 한 번에 4개의 테이블에 음식을 나를 수 있다. 최대 적재량은 50㎏이며, 주문자의 테이블까지 최적의 경로로 이동한다. 장애물과 마주치면 스스로 피할 수 있다. 메리고치킨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딜리는 한 번에 최대 12잔의 음료를 나르는 등 사람보다 효율이 1.5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배달 앱으로 시작한 우아한형제들은 2017년부터 ‘푸드테크(음식+기술)’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며 AI 배달로봇 분야에 투자를 시작했다. 지난 해 10월에는 신사업부문을 신설해 관련 조직을 체계화했다. 이에 따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고려대 연구팀과 함께 딜리를 개발해 지난 해 천안의 한 푸드코트 매장에서 시범 운영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4월에는 한 아파트 단지에서 실외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했다. 지난 7월 메리고키친을 연 데 이어 10월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스스로 이동하는 AI 실내 배달로봇 ‘딜리타워’ 시범 서비스에 성공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 기사가 아파트 단지나 대학 캠퍼스 입구까지 음식을 배송하면 자율주행 로봇이 이를 받아 단지 내 도로를 달려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 전달하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이 로봇이 보급되면 배달 오토바이가 단지 내 도로를 휘젓고 다닐 필요가 없고 배달기사들도 고층건물까지 일일이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

우아한형제들이 배달의민족을 처음 내놓은 2010년은 전단지로 가게를 알리고 피자나 자장면, 치킨을 전화로 주문해 먹던 시절이었다. 우아한형제들은 여기에 정보기술(IT)을 결합한 배달 앱 서비스를 선보여 시장 판도를 바꿨고, 이젠 단순 중개 서비스를 넘어 AI 배달로봇을 통한 시장의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고객이 주문한 음식이 AI로봇으로 안전하게 배송되고 음식점은 조리에만 신경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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