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국감서 정무수석이 야당 원내대표 질의에 고함·반말 파문
야권 "비서실장·안보실장도 물러나고, 대통령이 사과해야"
강 수석은 당시 국감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질의하는 과정에 갑자기 끼어들어 큰 소리를 쳤다. 나 원내대표가 "(북한 미사일을) 완전히 막을 수 있다고 보나"라고 묻자 정 실장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에 나 원내대표가 "우기지 좀 마세요"라고 지적하자 강 수석이 일어나 "'우기다'가 뭐예요, '우기다'가 뭐냐고"라고 소리치면서 국감이 한때 파행했다. 노영민 실장도 "국회의원들한테 피감 기관을 모욕해도 되는 권한을 줬느냐"고 소리쳤다.
4일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청와대 핵심 인사들의 오만이 극에 달했다"고 했다. 황 대표는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이 야당 원내대표 질의에 난데없이 끼어들어 고함을 지르고 호통을 치는 일까지 있었다"며 "청와대와 내각의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안보실장은 북한의 패륜적 도발에 대해 '(문 대통령 모친의) 장례를 마치고 했다'며 북한 대변인이나 할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면서 "북한이 우리 권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협박하는데, 안보 컨트롤 타워 입으로 할 말인가"라고 했다. 정 실장은 1일 국감에서 "북한 미사일은 우리 안보의 위중한 위협이라고 보지 않는다" "우리도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고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 상중에 발사 시험은 예의가 아니지 않으냐'는 여당 의원 질의엔 "장례 절차를 마치고, (대통령이) 청와대로 복귀한 다음에 발사됐다"고도 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공개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강한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도 "문 대통령이 정무수석을 당장 해임하고 국회에 사과하시라"며 "만약 사과하지 않으면, 오신환 원내대표와 운영위원들께 부탁 드리는데, 앞으로 절대 청와대 인사들과 접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도 "이런 것들이 다 오만으로 보이고 결국 청와대 비서실이 대통령 얼굴을 깎아내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청와대 참모들의 국회 답변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김영진 의원은 "대통령은 책임·성찰을 얘기하는데, 수석들이 그러면 안 된다"며 "다투는 일도 우리(여당)가 해야지 청와대의 몫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당 의원 다수는 청와대 감싸기에 나섰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인과응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고, 우기지 말아야 우기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야당의 강 수석 경질 주장에 관해서도 "정무수석으로서 온당한 매너를 보여주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경질하자는 이야기까지 가는 것도 과하다"고 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도 "야당이 공격적 언사로 트집을 잡으니 답변도 거칠게 나온 것"이라고 했다.
[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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