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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물가와 GDP

하락세 멈춘 물가…'D의 공포' 벗어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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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수요측 물가상승압력 여전히 낮아…한은, 통화완화 유지하며 관망 전망]

머니투데이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이 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6으로 전월대비 0.2% 상승, 전년동월대비 0.0%로 나타났다. 2019.11.01. ppkj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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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가 상승 전환했다. 물가가 2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확산된 'D(디플레이션)의 공포'에서 한 숨 돌릴 수 있게 됐다. 한국은행은 수출 증가세 전환 가능성 등 경기 여건을 주시하며 추가 금리 인하 여부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6(2015년 100 기준)으로 1년 전과 같았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전년동기대비 기준)은 0.0% 보합이지만, 소비자물가지수를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따져보면 플러스 전환했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0.04%, 9월 -0.4%로 집계되며 유례없는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둔화에 물가까지 하락하며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이 우려됐다.

통계청은 당분간 물가 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있고, 해가 바뀌는 시점에 제품·서비스 가격이 인상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9~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 수준이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아직 물가 상승률 수준 자체는 0% 내외이기 때문에 높은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올해 8~9월에는 기저효과로 물가 상승률이 낮았는데, 물가가 연말로 갈수록 반등할 것이라는 예상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가 어떨 것인지 나타내는 지표인데, 지난 5월(2.2%) 이후 5개월째 낮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은 1.7%로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소비자물가가 하락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율도 하락한 것이다.

통화정책 효과는 기준금리가 명목 중립금리보다 낮을 때 나타나는데,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하면 명목 중립금리가 내려간다. 따라서 기대인플레이션율 하락은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높인다. 중립금리란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없이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수준을 말한다.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면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에 대응하는 금리정책 필요성은 이전에 비해 줄어들게 된다.

수요측면 물가상승압력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 완화적 통화정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요 측 물가상승압력을 나타내는 10월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는 전년동월대비 0.6% 상승했다. 전달(0.5%)에 비해 상승폭이 소폭 확대됐다.

또 내수경기와 밀접한 개인서비스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7% 상승했다. 지난 7월(1.9%) 이후 줄곧 하락해 9월 1.5%까지 떨어졌다가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연초(2.5%)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국제유가 하락과 정부 복지정책 확대 등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요인도 지속되고 있다. 국회는 지난달 31일 올해 고교 3학년부터 시작된 고교 무상교육을 전학년을 대상으로 확대 시행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소비자들의 고교 납입금 부담이 줄면서, 관련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지난달 31일 미국 기준금리 인하 영향 등을 설명하며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해나가고 앞으로 추가적인 완화 정도의 조정은 향후 상황을 고려해서 보겠다고 했던 기조를 바꿀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10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향후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닫지 않았지만, 좀 더 신중해졌다.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과 같은 연1.25%로 낮아졌지만, 금통위원 2명(이일형·임지원)이 동결 의견을 냈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9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1포인트 상승한 98.5를 나타냈다. 전월 보합에 이어 상승 전환하면서 경기반등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이 11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지만, 수출물량 증가세나 반도체 단가 하락세 둔화 등을 감안하면 수출경기 회복도 기대해볼 만한 상황으로 판단했다.

이같이 경기, 물가 지표에 변화 조짐이 생기면서 국내 통화정책은 그간의 금리인하 효과를 지켜보며, 입수되는 지표를 바탕으로 정책을 판단해나가는 관망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고은 기자 doremi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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