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거리에 군산 비행장 "패널에 반사된 빛, 조종사 위협"
한수원 "시뮬레이션 결과 영향 없어"… 미군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 이 태양광 구역에서 2~3㎞ 떨어진 곳에 주한 미군(미 7공군)이 쓰는 군산 비행장이 있다. 공군 조종사들은 "대형 태양광 패널에 반사된 태양빛이 전투기 착륙 시 매우 위협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에는 F-16 전투기 2개 대대(40여대)가 주둔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이곳의 노후화된 F-16을 F-35A로 교체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태양광 발전소가 미 공군의 주력 기지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미 공군이 공대지 폭격 훈련을 하는 직도(稷島) 사격장도 새만금 지역에 인접해 있다. 훈련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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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철호·윤한홍 의원이 입수한 회의록에 따르면, 국방부와 미 7공군, 외교부, 새만금개발청, 한수원 등은 지난 7월 11일 '태양광 시설 군(軍) 작전 영향 관련 한·미 합동 실무단 회의'를 열었다. 한수원은 이 자리에서 "미 연방항공국 기준에 따른 '빛 반사 시뮬레이션' 결과, 패널 빛 반사로 인한 작전 영향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미군 측은 "군산 기지 인근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에서도 빛 반사가 있다"며 "(한수원이 내놓은) 빛 반사 분석 결과를 쉽게 이해할 수 없다. 빛 반사로 잔상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 않으냐"고 반박했다. 이어 "반사율이 5% 수준이라고 했는데, 패널이 물에 젖으면 반사율에 어떤 영향이 있느냐"고도 했다. 미군 관계자는 "빛 반사 부분은 우리 측 전문가가 검토할 문제"라고 했다. 이후 미군은 "우리와 우선적으로 계속 협의해달라"는 입장을 국방부에 전달했다.
군과 야당에선 "새만금에 세계 최대 태양광 단지가 완공될 경우 군산 미군 기지에서의 이·착륙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 현직 공군 조종사는 "태양빛이 순간적으로 눈을 멀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전투기에는 차양 시설이 많이 돼 있지만, 이·착륙 시에는 기본적으로 육안을 이용한다"며 "반사된 태양빛이 최악의 경우 조종사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조종사는 "전투기는 덜하지만, 대부분의 조종을 육안에 의지하는 헬리콥터의 경우 바다에서 비치는 태양빛은 치명적일 수 있다"고 했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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