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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액션에 만화적 상상력 더해 색다른 재미 '신의 한수:귀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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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신의 한수:귀수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5년 전 356만명을 불러모은 영화 '신의 한 수'에서 교도소 독방에 갇힌 태석(정우성)은 벽을 사이에 두고 상대방과 노크로 바둑을 둔다. 태석이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 벽 넘어 상대는 '귀수(鬼手)'. 극 중 '귀신 같은 수를 두는 자'라는 대사로만 언급될 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음 달 7일 개봉하는 '신의 한 수: 귀수편'은 전작에서 15년 전으로 돌아가 귀수 이야기를 다룬다. 속편이 아니라 스핀오프(파생작)다.

영화의 목표는 비교적 명확하다. 바둑의 묘미인 두뇌 싸움은 애초 관심권 밖이다. 다양한 대국 방식과 스타일리시한 액션, 개성 있는 캐릭터를 통해 재미와 볼거리를 주는 데 중점을 둔다. 현실에 발붙이기보다는 판타지와 만화적 상상력을 과감히 차용해 전작과 차별화를 꾀했다. 이런 시도는 '신의 한 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승기를 잡는데 주효했다. 오락 영화로서 제 몫을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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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한수:귀수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기둥 줄거리는 단순한 핏빛 복수극이다. 어린 시절 하나뿐인 누이와 스승마저 잃고 홀로 남은 귀수가 수련을 거친 뒤 내기 바둑판에 뛰어들어 복수하는 과정을 그린다. 전국을 돌며 고수들을 한명씩 격파하는 과정은 흡사 컴퓨터 게임을 떠올리게 한다. 바둑판 몇 수를 내다보면서도, 제 운명은 한 치 앞도 못 보는 고수들 싸움이 제법 긴장감 있게 그려져 술술 읽히는 무협 소설 같다.

전작을 안 봤거나, 바둑을 전혀 몰라도 극에 몰입하는데 진입 장벽은 없다. 바둑판을 사이에 놓고 펼쳐지는 지략 대결보다는 심리전, 기 싸움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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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한수:귀수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장 큰 볼거리는 다양한 대국 스타일. 바둑판 좌표를 머릿속으로 모두 외워 수를 두거나, 한 가지 색 바둑돌로만 두는 일색 바둑, 한 명이 여러 명과 대국을 벌이는 다면기 바둑 등 다채로운 경기 방식이 눈길을 끈다. 귀수와 무당이 투명한 바둑돌로 대국을 벌이며 상대 신경을 자극하는 대목은 공포 영화 못지않게 긴장감을 자아낸다.

사활, 착수, 패착, 초읽기, 포석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바둑 용어들이 전작에 이어 장별 부제로 등장, 짜임새를 받쳐준다.

장기인 정통 액션으로 돌아온 권상우는 바둑판 같은 탄탄한 복근과 함께 무술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대사보다는 몸과 표정으로 주로 연기하는데, 그에게 잘 맞는 옷을 입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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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한수:귀수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는 전반적으로 무거운 편이지만, '똥선생'을 연기한 김희원이 코믹 연기로 저울추가 한쪽으로만 기울어지지 않게 무게중심을 맞춰준다.

등장인물 대부분은 남성 캐릭터다. 일부 여성 캐릭터는 남성들의 복수를 위한 명분이나 '구색 갖추기'로 등장할 뿐이다.

무협 소설처럼 취향에 따라 영화에 대한 호불호도 갈릴 듯하다. 도대체 왜, 바둑판에 전 재산을, 손목을, 심지어 목숨을 거는지 끝내 이해 못할 관객들도 있을 법하다. 전작이 청소년관람 불가였다면, 이 영화는 15세 이상 관람가다. 다소 잔혹한 장면이 나오지만, 이 영화 세계관 안에서는 용납할 만한 수준이다. 신인 리건 감독 장편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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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한수:귀수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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