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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대로 방치 안된다" 공감… 지소미아 끝나는 내달이 분수령 [아베 만난 이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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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단절됐던 대화관계 ‘복원’
"이제부터 대화 속도 좀 낼까 기대"
해법 논의할 분위기 조성 분석도


파이낸셜뉴스

이낙연 국무총리(앞줄 가운데)가 24일 일본 도쿄 캐피털호텔 도큐에서 열린 일본 주요경제인 초청오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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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조은효 특파원】 이낙연 국무총리는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 결과를 놓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11월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건의할만 하느냐는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정상회담에 관해 언급하는 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얼음장 밑에서도 강물은 흐른다"는 말로 한·일 관계의 냉정한 현주소와 기대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이 총리는 "이제까지 간헐적으로 이어진 외교당국간 비공개 대화가 이제 공식화된 것으로 받아들인다"며 "이제부터는 (양국 대화가) 속도를 좀 더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본 현지와 한국 총리실에선 대체로 한·일 양국이 이번 아베·이낙연 회담을 통해 '대화를 통한 갈등관리'라는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0월30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확정판결 이후 1년 가까이 사실상 단절되다시피 했던 한·일 양국이 비로소 대화 관계를 복원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
이를 두고 정부 고위관계자는 철도 레일을 까는 작업에 빗댔다. 이 관계자는 "이제까지 비공식적으로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시도된 대화들이 좀 더 공식적으로 정부 간 채널을 통해 더욱 활발하게 이뤄져 나갈 것"이라며 "레일 정리로 대화의 속도가 더 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김현종 청와대 외교부 2차장을 비롯한 청와대의 한·일 관계에 대한 강경한 입장이 나올 때마다 일본 정부 내에선 관계개선에 의욕이 사라진다는 얘기가 나돌았다"며 "이낙연·아베 총리 회담을 통해 관계 악화에 제동을 걸고, 다양한 해법을 논의할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선 큰 틀에서 대화 분위기 조성엔 합의했으나 문제 해결을 위한 각론에선 여지없이 이견을 드러냈다. 아베 총리는 이날도 "국가 간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강제징용 배상 판결은 한국 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이 총리는 "한국 정부는 1965년 한·일 기본조약과 청구권협정을 존중하고 준수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협정 초기부터 존재해왔던 해석상 이견을 양국이 이번에도 대화를 통해 해결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분을 놓고 교도통신은 "회담이 평행선으로 끝났다"고 분석했다.

현재 한·일 외교당국에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관한 해법을 놓고 물밑에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아이디어 차원'의 논의다. 한국은 대법원 배상 판결의 준수를, 일본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의 준수라는 각자의 '준거틀' 속에서 한 발짝도 내딪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와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까지 더해지면서 갈등 현안이 고차 방정식으로 복잡해졌다.

내달 지소미아 종료 2차 분기점
이 총리는 서울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안에서 가진 수행기자단과 간담회에서 "한·일 관계가 개선돼서 두 정상(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이 만나면 좋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사를 타진하기 보다는 이 총리 자신의 기대감을 '가볍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베 총리는 듣기만 했을 뿐 이에 대한 구체적 답변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총리관저가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특별한 대화는 없었다"고 밝힌 것도 이런 상황을 설명한 것이다. 현재로선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둘러싼 한·일 양국의 입장차가 워낙 팽팽해 정상회담 개최를 꺼낼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음 대화의 분기점은 내달 23일 종료가 예정된 지소미아 처리 여부다. 지소미아 카드가 정상회담으로 가는 디딤돌이 될지, 갈등 악화의 재료가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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