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이날 보리스 존슨 총리가 ‘EU 탈퇴협정 법안(WAB)'을 사흘 내로 신속 처리하자며 표결에 부친 계획안을 찬성 308표, 반대 322표로 부결시켰다.
통상 영국 하원에서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에는 몇 주가 걸린다. 영국 법안 심사는 3독회제를 기본으로 하는데 앞서 정부가 브렉시트 법안을 설명하는 1독회와 2독회 표결(찬성 329표, 반대 299표)은 통과에 성공했다. 이에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사흘 내 브렉시트 법안 통과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계획안을 제시했다. 법안 토론 시간을 제한하고 하원 개원 시간 연장 등을 통해 오는 24일까지 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었다.
영국 하원에서 22일 브렉시트 관련 법안인 ‘EU 탈퇴협정0 법안’을 신속 처리하자며 제출한 ‘계획안(program motion)’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고 있다. 계획안은 이날 찬성 308표, 반대 322표로 부결됐다. /B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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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결국 계획안은 이날 부결됐다. 하원 의원들은 중요한 법안 심사가 졸속 처리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계획안이 부결되자 존슨 총리는 EU가 브렉시트 추가 연장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브렉시트 법안 추진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존슨 총리는 10월 19일까지 합의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하도록 하는 ‘노딜 방지법’에 따라 EU에 브렉시트 연장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낸 상태다. 존슨 총리는 이날 계획안 부결 이후 "이제 EU가 의회의 연기 요청에 어떠한 답변을 내놓을지 결정해야 한다"며 EU에 공을 돌렸다.
브렉시트 시한은 이달 31일이다. EU는 줄곧 ‘노딜 브렉시트(합의없는 브렉시트)’를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온 바, 브렉시트 시한은 또다시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EU 탈퇴협정법 비준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 27개 회원국이 영국의 연기 요청을 받아들일 것을 서면으로 제안할 것"고 밝혔다.
영국의 조기 총선 실시 여부도 주목된다. 앞서 존슨 총리는 이번 계획안이 부결될 경우 브렉시트 법안을 자체를 취소하고 조기 총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의회가 브렉시트 단행을 거부하고 브렉시트가 내년 1월 이후로 연기된다면 법안을 취소한 뒤 총선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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