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종교지도자와 오찬간담회에서 "남북 관계에 있어 정부가 속도를 내달라는 요청도 있지만 한미동맹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면서 "정부는 양쪽을 다 조화시키려 하는데, 이 시점에 통합된 국민들의 힘이 있다면 어느 쪽이건 힘차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 인사말을 통해서는 "북·미 대화가 막히면서 남북 관계도 진도를 더 빠르게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언급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남북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토로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는 애초 미·북 관계 개선을 지렛대 삼아 남북 관계 개선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미·북 대화 교착으로 남북 관계도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제자리 걸음인 상황이다. 또 국내 여론도 남북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라는 친여 지지층 못지 않게 한미동맹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아 정부가 어느 한쪽 방향으로 드라이브를 걸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남북 관계에서 왼쪽으로 가자는 사람들도 있고 오른쪽으로 가자는 사람들도 있어 정부는 양쪽을 다 조화시키려고 한다"며 "국민들의 의견이 모이지 않아 안타깝다는 원론적 언급"이라고 했다.
[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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