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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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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선수 거친 매너 때문?⋯국감서 KBS '평양 원정' 녹화 중계 무산 놓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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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화질 나빠 시청자에 대한 예의 아니라고 판단해 중계 않기로 결정"

조선일보

양승동 KBS사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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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회에서 열린 KBS에 대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국정감사에서 지난 15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축구대표팀 경기의 녹화 중계가 무산된 이유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KBS는 이날 오후 남북전 경기를 녹화 방송할 계획이었으나 화질 문제로 취소했다. 그러자 야당에서 "화질 때문이 아니라 북한을 의식해 방송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북한의 거친 플레이가 방송될 경우 여론이 나빠질 것을 우려해 중계를 취소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었다.

양승동 KBS 사장은 "(북한에서 받은 영상이 초고화질이 아닌) SD(기본화질)급이고 화면 비율도 4대 3이었다"며 화질 문제 때문에 방송이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경기를 보면 국민들의 대북 감정이 악화될까 걱정이 돼서인가"라며 "화질이 정말 국민들이 볼 수 없을 정도인지 영상을 확인해보자"고 했다.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도 "관중과 취재진 없이 치러진 데다 북한 선수들이 비신사적 매너를 보여 북한에 대한 여론이 나빠질 것을 우려해 중계를 취소한 것 아니냐"며 "화질이 안 좋으면 가공을 해서라도 중계하는 것이 맞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양 사장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양 사장은 "어제 북한에서 HD(초고화질 영상)로 보낸다고 보고를 받았는데, 막상 가져온 것을 보니 SD(기본화질)급이었다"며 "북한이 방송용 영상이 아니라 피파(FIFA) 규정에 따라 경기 기록용으로 상대국에 제공하는 용도로 전달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화면 비율도 4대 3이었다"고 했다.

그러자 바른비래당 박선숙 의원은 "화질과 화면 비율을 얘기했는데, 어느 쪽이 (녹화중계가 무산된) 주요 이유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양 사장은 "북한 축구협회에서 방송용이 아니라고 얘기했고, (방송하면) 나중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한다"고 답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KBS 스포츠국장이 추가 설명에 나섰다. 그는 "새벽 1시쯤 우리 선수단이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방송용 영상을 선수단으로 보낸다고 들어서 공항에 나갔다"며 "그런데 테이프는 하나였고, 방송용이 아니고 내부기록용이라 우리(KBS)한테 줄 수 없다고 그랬다"고 했다. 이어 "테이프를 받아보니 저화질이었고 방송 3사 부장들을 불러 논의해 저화질을 방송하는 것은 시청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오후 출입기자들에게 취재·보도 목적으로 남북전 전체 경기 영상을 공개했다. 방송사는 해당 영상 일부를 뉴스를 통해 내보냈다.

[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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