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계가 한국 외교 좌표 결정…연구 조직 만들겠다"
정론관 들어서는 이수혁 |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이수혁 신임 주미대사는 다음 달 하순으로 다가온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한일 갈등 국면에서 "미국에 건설적인 역할을 촉구하고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24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이 대사는 17일 외교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지소미아 종료 효력이 발생하는 게 11월 22일 밤 12시인데 한일간에 어떤 협상이 이뤄지든간에 그 문제가 어떻게 귀결이 될 것인지 개인적으로도 굉장한 관심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두 달 전 국회의원 자격으로 미국 국무부 고위 관료와 대화를 나눴는데 중재(mediation)는 어렵고 긍정적인 역할(positive role)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게 미국의 입장이었다"고 소개하며 "지금도 그런 노력을 하고 있을 텐데 더 파악해보겠다"고 부연했다.
이 대사는 '한미동맹을 어떻게 평가하느냐. 긴장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와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을 만나봤다"며 "한미동맹과 관련해 우려가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국제관계는 갈등의 관계"라며 "리더십들의 개성 차이가 있어 딱 맞아떨어지는 사건이 왕왕 발생하고 있으나 그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니 국가 간 긴장 관계를 비정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부연했다.
이 대사는 아울러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한국 외교의 좌표를 결정한다"며 주미대사관에 부임하면 미·중 관계를 연구하는 조직을 만들고 양국 관계를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의 미래와 역사, 정책은 미중 관계가 결정한다고 본다"며 "미중 관계의 여건과 상황을 면밀하고 치밀하게 분석하지 않으면 한국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좌표 설정이 잘못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과 관련해서는 "협상 과정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스톡홀름 회의(실무협상)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는 분석들도 많은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북한에 '과속방지턱'이 필요한 정치적, 외교적 요인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사는 지난 5월 한미 정상 간 통화내용 유출사건이 발생한 이후 공석이던 주미대사관 정무공사직에 종전과 같은 국장급이 아닌 현직 대사가 임명된 만큼 "많은 업무를 위임해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미대사관에는 고위공무원 '나'급 직원들이 많기 때문에 지휘체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어 문승현 전 체코대사를 정무공사로 임명하기 전에 직급을 '가'급으로 상향 조정해달라고 요청했고 외교부가 이를 수용했다고 이 대사는 소개했다.
이 대사는 미국 정부에서 아그레망(주재국 부임 동의)이 청와대 발표 두달여만에 나온 것과 관련해 "지금 (다른) 대사들도 다 한 달 이상 기다리고 있다"며 "내정되고 두 달 만에 나가는 것은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대사는 부임하면 한미간 현안과 관련해 국익에 기반한 외교 활동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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