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두 시즌 뛴 적 있는 친정팀 흥국생명과 개막전에 출격 준비
박미희 감독 "이기고 싶은 이유" vs 김종민 감독 "기대할만한 선수"
도로공사의 외국인 선수 테일러 |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김종민 감독을 만났을 때 농담으로 이야기했는데, 영입이 현실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테일러 소속팀인 건) 이기고 싶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
"영입하기 전에 고민을 많이 했지만 앞으로 기대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
여자프로배구 2019-2020시즌 V리그 개막전을 앞둔 흥국생명의 박미희 감독과 한국도로공사의 김종민 감독은 미국 출신의 외국인 선수 테일러 쿡(25·등록명 테일러)을 놓고 작은 신경전을 벌였다.
17일 오후 2019-2020시즌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가 열린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는 자리에 테일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박미희 감독과 김종민 감독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감지됐다.
작년 챔피언결정전 대결에 어어 19일 오후 4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개막전에서 맞붙는 양 팀의 사령탑은 테일러의 전 소속팀과 현 소속팀의 사령탑이다.
테일러는 2015-2016시즌과 2017-2018시즌 '테일러 심슨'이라는 이름으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흥국생명 소속으로 뛸 당시의 테일러(중앙) |
하지만 테일러는 국내 첫 시즌에는 V리그가 진행 중이던 11월 족저근막염 판정을 받고 짐을 싸 미국으로 돌아갔고, 2017-2018시즌에도 고관절 부상 여파로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테일러는 2017년 8월에는 V리그 개막 직전 '미국령인 괌을 공격하겠다'는 북한의 발언 직후 '한반도 전쟁 위험'을 이유로 갑자기 미국으로 돌아갔다가 1주일 만에 복귀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흥국생명으로선 애증이 있는 테일러가 도로공사의 대체 용병으로 결정돼 심기가 다소 불편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19일 맞대결에서 테일러가 도로공사의 유니폼을 입고 흥국생명에 창끝을 겨누기 때문에 올 시즌 개막전은 '테일러 매치'라는 별칭까지 얻었을 정도다.
김종민 감독으로선 부득이 테일러를 영입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5월 외국인 드래프트 때 낙점했던 셰리단 앳킨슨은 지난달 컵대회에 출격한 뒤 V리그 개막을 앞둔 훈련 중 오른쪽 내측 무릎 인대 파열로 4주 진단을 받았다.
김 감독은 수소문 끝에 터키 리그 팀과 계약했다가 해지한 테일러와 연결돼 앳킨슨의 교체 선수로 영입하게 됐다.
그는 "(앳킨슨의 부상으로) 1, 2라운드를 버리고 다른 선수를 영입할지 아니면 같이 갈지를 고민했다"면서 "1, 2라운드를 힘들게 가면 시즌을 접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테일러와 계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테일러는 6일 입국했고, 이날 취업 비자 발급을 위한 출입국 관리소 방문 일정과 겹치는 바람에 미디어데이에는 불참했다.
박미희 감독도 "(테일러와 관계는) 6년 됐는데 좋은 일도 힘든 일도 있었다"면서 "그건 팀(도로공사)의 결정이니 김종민 감독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두 시즌 만의 국내 복귀전을 치르는 테일러가 19일 친정팀 흥국생명을 상대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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