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에 따르면,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브렉시트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EU정상회의 전날인 16일 영국과 EU가 DUP의 반대로 브렉시트 재협상에서 합의문을 작성하는 데 실패했지만 EU 주요국인 프랑스와 독일이 브렉시트 합의 가능성을 낙관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브렉시트 합의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17일 EU정상회의에서 우리가 합의안을 승인할 수 있다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EU측 브렉시트 협상담당 마이클 바니어도 브렉시트 합의와 관련해 "협상이 계속되고 있으며 순조로운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U측 브렉시트 협상 최고담당자인 기 베르호프스타트 EU의원도 "이전의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은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이었으나 최근 합의안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고 합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지난 2일 존슨 총리는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 중 문제가 된 ‘안전장치(백스톱·backstop)’의 대안으로 4년간 두 개의 국경을 두는 것을 뼈대로 하는 대안을 제시했다가 EU로부터 거절당했다. 안전장치는 영국과 EU가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북아일랜드를 포함한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국에 잔류시킨다는 내용이다. 영국 의회는 이 조치의 종료 시점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며 재협상을 요구해왔다.
이후 존슨 총리는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국경을 맞댄 자국령 북아일랜드에 두 개의 관계체계를 동시에 적용하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북아일랜드를 법적으로는 영국 관세체계에 남기되 실질적으로는 EU 관세동맹 안에 머물도록 하는 안이다. EU는 이를 수용했다.
그러나 이 수정안이 적용되면 북아일랜드가 있는 섬과 영국 본토 사이에 관세 및 규제 국경이 생기게 되는데 DUP는 어떤 경우에서든 북아일랜드가 영국 본토와 분리돼선 안된다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
영국과 EU는 이날 재협상에서 존슨 총리가 제시한 수정안에 합의하고 17~18일 열리는 EU정상회의에서 이를 추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DUP의 반대로 이 과정이 지연되고 있다. 존슨 총리는 19일까지 브렉시트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에 따라 브렉시트를 추가 연기를 요청해야 한다.
영국 가디언은 존슨 총리는 얼마 남지 않는 시간 동안 DUP를 설득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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