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가수 겸 배우 설리의 죽음을 두고 악플러를 향한 규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중한 생명의 죽음 앞에서도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들의 만행 때문이다. 개탄스러운 현실을 참다못한 국민들이 직접 악플러의 처벌을 청원하고 나섰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연예인(fx) 설리를 죽음으로 몰아간 악플러들의 강력한 처벌을 원합니다”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법이 바뀌지 않는다면 이런 일은 또다시 일어날 것이다. 악플러들의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법을 더 강하게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4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앞서 “인터넷 실명제 부활”이라는 글로 2000여명의 동의를 받아낸 청원자는 “악플로 인해 유명인이 겪는 상처와 아픔은 씻을 수 없는 상처다. 익명의 가면 뒤로 활개 치는 악플러들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더 이상은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인터넷 실명제’는 폭주하는 인터넷의 발달을 막을 수 있는 방범책”이라고 강조했다. 악플러를 향해 ‘가면 뒤에 숨은 살인자’라고 지칭하며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해 악성댓글을 근절하고 인격권이 보호되기 바란다고도 호소했다.
2005년부터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설리는 2009년 걸그룹 에프엑스로 데뷔해 가수와 배우를 병행했다. 그러던 2014년 악성 댓글과 루머로 고통을 호소하며 연예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활동 재개 후에도 설리를 향한 악성 댓글은 사라지지 않았고, 2018년 웹 예능 ‘진리상점’에 출연해서는 대인기피증과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악플러들의 만행은 오히려 더 활개를 쳤다.
밑도 끝도 없는 악플에도 설리는 물러서지 않고 직접 대면해 아픔을 극복하고자 노력했다. 그는 JTBC2 ‘악플의 밤’ MC로 출연해 매주 새로운 악플을 접하며 자신의 경험을 털어놨다. 악플러들의 근거 없는 공격에 “모르는 사람에게도 인사 대신 해명을 먼저 해야할 것 같았다”고 고백했고, 일부 악플러들을 선처했지만 “다시 고소하게 되는 날이 오면 선처하지 않겠다”는 슬픈 다짐도 전했다.
설리의 극단적 선택의 원인이 ‘악플’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 근거는 아직 없다. 그러나 고인이 평소 악플로 인한 고통을 호소해왔기에 그 근거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충격적인 죽음에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악플을 쏟아내는 악플러들의 만행은 기함할 정도다. 고인뿐 아니라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동료들에게도 무분별한 공격이 이어졌고, 일부 연예인들은 악플러를 저격하며 불쾌한 감정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단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근거 없는 악플과 루머에 상처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익명’이라는 방패에 숨어 무책임하게 손가락을 움직이는 이들의 악의적인 행동이 얼마나 큰 고통을 유발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악플러 처벌 강화, 인터넷 실명제 부활 등 후속 대처도 신중히 고려돼야 하는 시점이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스포츠월드DB,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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