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이슈 김학의 '성접대' 의혹

김상교 "윤지오·김학의 사건 보면...버닝썬 덮으려는 '판'이 보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文 대통령 강조한 ‘장·학·썬’ 사건...의도된 기획인가
김씨 "버닝썬 무마 위해 보수 진영 치부 들고 나온 것"
내부고발자 모임의 실체…"보긴 했지만 모임은 없어"
여당 A의원 "소설 같은 이야기… 답할 가치도 없다"

조선일보

‘버닝썬 사건’의 최초 고발자 김상교씨. /김우영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버닝썬 사건’을 처음 고발한 김상교(28)씨가 ‘윤지오 사태’와 ‘김학의 사건’은 ‘버닝썬 사건’을 덮기 위해 의도적으로 기획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 세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라"고 강조해 이른바 ‘장(장자연)·학(김학의)·썬(버닝썬)’ 사건이라고 불렸다. 김씨는 앞서 여권에서 버닝썬 사건을 제2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엮으려고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씨는 지난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윤지오, 김학의, 버닝썬 사건의 기사 날짜를 배열해보면 버닝썬 사건을 덮기 위해 어떻게 움직였는지 그 판이 보인다"며 "결국 1월부터 들끓었던 버닝썬을 덮기 위해 보수 진영의 치부를 들고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버닝썬 사건은 지난해 11월 말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김씨가 보안요원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에서 시작됐다. 이후 연예인 성매매, 마약, 경찰과의 유착 등으로 의혹이 일파만파 커졌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대부분 관련자들에 대해 무혐의 결론이 났다.

버닝썬 사건 수사가 진행되던 중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사건이 불거지고, 그즈음 고(故)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라는 윤지오(32)씨도 등장했다. 김씨는 글에서 "안타깝게도 버닝썬의 ‘키(Key) 카드’를 들고 있던 나는 진실을 왜곡해서 그 쪽(진보 진영)으로 넘어가지는 못하겠더라"며 "나는 현 정부의 경찰한테 짓밟혔고, 우리는 현 정부 경찰의 비호(를 받는) 버닝썬을 보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패를 밝혀내고 싸우는 것, 사회의 부조리에 굽히지 않는 것이 내가 아는 진보"라고 덧붙였다.

조선일보

/김상교씨 인스타그램 캡처


김씨는 지난 2일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의 인터뷰에서 "올 3월 민주당 A의원과 시민단체 인사로부터 ‘버닝썬과 최순실을 엮어 제2의 국정농단 사태로 몰아가야 한다’는 요구를 받았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의원 등이 ‘우리 같은 사람들끼리 주기적으로 만나는 내부 고발자 모임이 있다’면서 모임에 나오라고 했다"고 했다.

김씨는 지난 4월 윤지오씨 북콘서트 뒤풀이 모임에 초대를 받았지만 거절했다고도 했다. 그는 "북콘서트 당일 진보 성향의 매체 기자로부터 ‘여기 서지현 검사, 노승일 형님, 윤지오씨 다 계신다. 형 찾는다. 빨리 오라’고 했는데, 여당 의원 등이 낀 불필요한 자리를 피해야 된다고 판단해 몸이 불편하다는 핑계로 가지 않았다"고 했다.

김씨의 폭로 이후 ‘내부고발자 모임’의 실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법조계에선 "내부고발 형식을 빌어 정치적인 기획이 있었다면 위법 여부를 떠나 여러가지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형로펌 소속 한 변호사는 "김씨 말이 맞는다면 충격적인 일이다. 현 정권에 불리한 사건을 덮기 위해 다른 이슈를 기획해 터뜨렸다는 것 아니냐"면서 "현 정권의 조직적인 관여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론된 당사자들은 모두 모임의 실체를 부인했다. "만남은 있었지만 별도의 모임은 없었다"는 취지다. 서지현 검사는 본지에 "우연히 그분들을 본 적은 있지만 내부고발자 모임 같은 것은 없다"며 "김씨는 만난 적도 없고 저와 무관한 분"이라고 했다. 박창진 전 사무장은 "여러 자리에서 그 분들을 뵌 적은 있으나 그런 모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조선일보

윤규근 총경이 조국 법무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실 근무 시절 함께 찍은 사진.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A 의원은 김씨의 주장에 대해 "소설같은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단순히 서로 연락하고 친하게 지내는 정도이지 주기적으로 만남을 가진다거나 체계가 있었던 정식 모임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내가 지인들과 만나는 자리에 김씨가 인사를 하겠다며 찾아와서 한번 본 게 전부인데, 마치 내가 자신을 찾은 것처럼 말한다"면서 "김씨 주장에는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이 너무 많다"고 했다. "김씨를 폭행한 보안요원이 최순실씨의 조카를 닮았다며 제2의 국정농단으로 이슈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느냐"는 질문에는 "이런 소설에 답할 가차조차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앞선 인터뷰에서 여당 의원과 진보매체 기자, 진보단체 관계자 등이 자신이 폭행당한 사건을 "최순실과 엮어 ‘제2의 국정농단’으로 키우자"면서 "한 문화계 인사는 윤규근 총경과 친하다며 윤 총장에 대한 공격을 그만하라고 회유하기도 했다"고 주장했었다.

[박현익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