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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KT 특혜 채용 의혹

전 KT 인사 담당자 “김성태 딸 채용 지시 받아” 재차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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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 측 “7년전 무슨 생각 했는지 기억나느냐”

세계일보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 출두하고 있다. 김성태 의원은 'KT 채용청탁'의혹 재판중이다. 뉴스1


KT에 딸을 부정채용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2차 공판에서 당시 KT 인사담당자가 김 의원 딸의 채용 지시를 받았다고 재차 증언했다.

1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 심리로 열린 김 의원과 이석채 KT 전 회장의 뇌물수수·공여 혐의 2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기택 전 KT 인사담당상무보(54)는 “김 의원 딸이 계약직으로 근무할 당시였던 2012년,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할 방법이 없다고 하자 당시 권모 경영지원실장이 전화로 화를 냈다”고 말했다.

당시 KT 대졸 신입사원 공채 실무를 맡았던 김 전 상무보는 “권 실장은 ‘서유열 사장의 지시인데 네가 뭔데 안 된다고 얘기하느냐’고 말했다”면서 “이미 서류 접수까지 끝난 상황이라 2013년도에 접수를 하면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자 ‘말귀를 못 알아 듣는다’, ‘지금 당장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상무보는 김상효 전 인재경영실장(63)과 함께 방법을 논의한 끝에 김 의원 딸을 채용프로세스에 합류시켰다.

김 전 상무보는 이 재판과 함께 진행 중인 이 전 회장 등의 업무방해 혐의 재판의 피고인이기도 하다. 그는 해당 재판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해 같은 내용을 증언한 바 있다.

그는 또한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김 의원이 이 전 회장의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방어’했다는 내용의 KT 내부 보고서를 ‘참조’ 형식으로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에 김 의원 측은 이 전 회장의 국감 증인 채택 여부와 김 의원 딸의 채용간 연관성이 없음을 강조했다. 김 의원 측 변호인은 “7년 전에 보고서를 받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억이 나느냐”면서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기억은 나지 않지만 보고서 내용을 보고 나름대로 답변한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또 김 의원 딸의 채용 경과에 대해서는 “서 전 사장 말고 이 전 회장이 지시했다는 말도 들었냐"고 물었고 김 전 상무보는 “회장님 얘기는 듣지 못했으며, 이후 채용 경과를 서 전 사장에게 보고했다”고 답했다.

김 의원 측 변호인은 “이 전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면 김 의원의 딸은 ‘내부임원 추천자’가 아닌 ‘관심지원자’에 속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고, 김 전 상무보는 “그게 맞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어 증인으로 나선 김상효 전 실장도 “(서유열 당시 KT홈고객부분 사장에게서) 김 의원 딸이 이번 정규직 공채에 포함돼야 한다는 내용을 전화로 전해들었다”고 진술했다. 이는 이 전 회장의 업무방해 혐의 공판 때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다.

김 전 실장은 “(서유열 사장으로부터) 김 의원이 우리 KT에 여러 도움을 주겠다는 내용을 들었고 내가 실무적으로 (인적성 시험이 끝났기 때문에) 어렵다고 하니까 이미 실무자들끼리는 이야기가 다 됐으니 염려하지 말라고 했다”며 “특별히 이 사안은 회장실에서도 관심가진 사안이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은 ‘실제 이석채 회장에게 가서 서유열 사장 말대로 김성태 의원 딸을 태우라는 지시를 확인했냐’는 질문에는 그런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회장도 (부정채용 관련해서)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진행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재판에는 김 의원과 이 전 회장, 서 전 사장의 저녁 모임 시점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 간의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검찰이 김 의원과 이 전 회장 측 주장을 반박하는 증거를 추가로 제출했다.

검찰은 서 전 사장의 2009년 5월 통원·입원치료내역 등을 새로운 증거로 냈다. 서 전 사장이 2009년 5월 중순 쇄골 골절로 치료를 받는 상황이어서 당시 저녁 모임에 참석할 수 없었을 것이며, 세 사람의 모임은 김 의원 딸이 KT 파견직원으로 일하던 2011년이 맞다는 취지이다.

서 전 사장은 앞선 공판에서 이 회장과 김 의원 등 셋이 함께 2011년 서울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저녁모임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이 이 전 회장에게 ‘딸을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은 2009년에 작성됐다는 개인 수첩을 증거로 제출하며 당시 저녁 모임은 2011년이 아닌 2009년이었다고 반박한 바 있다.

김 의원도 서 전 사장의 증언이 모두 거짓이라며 당시 의원실 비서진이 주고받은 일정표 이메일 등을 증거로 이 전 회장과의 저녁 모임은 2011년이 아니라 이 전 회장 말대로 2009년이었다고 주장했다.

2009년은 김 의원의 딸이 대학생이던 때로, 저녁 모임에서 딸의 취업과 관련한 대화를 나눌 이유가 없다는 게 이 전 회장과 김 의원의 논리이다.

검찰은 “서 전 사장이 2009년 당시 쇄골 골절로 뼈를 뚫는 수술까지 한 상황에서 사흘 만에 여의도 일식집에서 이 전 회장과 김 의원을 보좌하며 소주를 마시고 계산까지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전 회장 측과 김 의원 측 주장대로 일정표·수첩에 기재된 2009년의 모임이 실제 있었다면 2011년뿐 아니라 2009년에도 이 전 회장과 김 의원이 단둘이 만나는 등 개인적 만남을 가졌다는 것을 방증하는 증거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1심 재판부는 이 전 회장, 서 전 사장, 김 전 실장, 김 전 상무보 등에 대해 1심 선고를 할 예정이었으나 검찰이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면서 선고가 연기됐다.

다음달 8일로 예정된 재판에는 신계륜 전 의원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2012년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신 전 의원은 이 전 KT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과 관련해 김 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증언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이 전 KT 회장의 증인채택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딸의 KT 정규직 채용이라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전 회장에게는 뇌물공여 혐의가 적용돼 함께 재판을 받는다.

재판이 끝난 뒤 김 의원은 법정 앞으로 나오면서 “검찰은 아무런 입증을 못하고 있고 증거도 없다”며 “검찰이 7개월 강도높은 수사를 통해서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무혐의로 불기소처분해놓고 막상 사건을 종결짓지 않고 정치적 기소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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