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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반격의 1승 LG 선발 싸움서 이기는 법 찾았다 [SS PS 집중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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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9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김현수가 경기 후 포수 유강남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 한 경기 승패가 시즌 종료와 직결되는데다 난타전으로 전개되는 빈도가 낮아 불펜 비중이 훨씬 높아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키는 야구’를 하려면 지킬 점수가 있어야 한다. 선발투수가 경기를 어떻게 푸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다.

LG가 키움과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3연패에 빠지지 않은 이유도 이와 무관하다. 초반 투구수가 많아 고전하던 케이시 켈리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PO 3차전에서 혼신의 115구를 던지며 5안타 2실점으로 선발 투수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다. 1회에만 29개를 던졌고, 4회가 끝났을 때 80개를 넘어선 터라 5회까지가 한계로 보였다. 그러나 켈리는 상대 1번타순부터 시작한 5회를 투구수 10개로 막아내고 기어이 6회까지 버텨냈다. 선발투수가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는 것은 경기 흐름을 대등하게 끌어갔다는 의미다. 켈리는 지난 3일 NC와 와일드카드결정전(WC)에서도 6.2이닝 1실점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 한데 이어 올해 포스트시즌(PS)에서만 12.2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2.13으로 에이스 호칭이 무색하지 않는 활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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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발 켈리가 9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2019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키움과의 경기에서 2-2로 맞선 5회 이닝을 실점 없이 끝낸 뒤 포효하고있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적진에서 치르는 경기는 마지막 공격기회가 상대팀에게 있지만, 무대가 홈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잠실 홈으로 돌아온 LG가 선발 싸움에서 우위를 발판삼아 역전극을 일궈낸 배경이다. 선발이 경기 흐름을 지켜주면 타자들은 반격할 기회를 반드시 만들어낸다. 야구는 보통 세 번 가량 득점 기회를 맞는다. 이 기회를 얼마나 많은 득점으로 연결하느냐가 핵심이다. 그래서 야구를 흐름의 싸움으로 부른다.

켈리는 1, 2회 한 점씩 내줬지만 3회부터는 투구 패턴에 변화를 줘 흐름을 지켜냈다. 경기 초반에는 많이 활용하지 않던 컷 패스트볼을 3회 이후 적극적으로 활용해 커브와 앙상블을 이뤘다. 빠른공에 포커스를 맞춘, 단순한 전략으로 나선 키움 타선이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배경이다. 4회말 채은성의 동점 홈런은 상대 타선의 조급함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준PO를 3차전에서 끝내야 PO에서 힘의 균형을 맞출 수 있고, 홈에서 치른 두 경기를 모두 끝내기로 장식해 기세가 한껏 오른 키움 입장에서는 경기 양상이 팽팽하게 전개될 수록 급해질 수밖에 없다. 경기 중반 이후 켈리의 투구패턴 변화는 이런 상대 심리에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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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채은성이 9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2019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키움과의 경기에서 1-2로 뒤진 4회 동점을 만드는 솔로 홈런을 쳐낸 뒤 유강남과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여전히 1패면 시즌 종료이지만, LG는 3차전 승리로 자신감을 회복했다. 1차전 타일러 윌슨부터 3차전 켈리까지 선발싸움에서 확실한 우세를 보였고, 덕분에 불펜도 키움에 비해 적은 이닝을 소화했다. 4차전 선발싸움을 적어도 대등하게만 이끌면 홈 이점을 살려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을 체득했다. 단순한 1승을 넘어서는 의미있는 승리로 풀이된다.

시리즈 전적은 1승 2패로 열세이지만 홈 팬의 압도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LG가 키움에게 2013년의 악몽을 되살려 줄 채비를 했다. 키움은 넥센시절인 2013년 준PO에서 1, 2차전을 끝내기 승리로 장식하고도 리버스 스윕을 당해 PO 진출에 실패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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