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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아이돌의 아이돌… '20년 우정'으로 만든 곡 들고 돌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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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

동갑내기 넷이 결성한 록밴드, 멤버 교체 없이 올해 20주년

3년 만에 '컬러스 인 블랙' 발매

태국서 하루 12시간씩 꼬박 작업… 힐링하면서 만드니 곡도 밝아져

1980년 동갑내기 동네 친구 넷이 모여 만든 록밴드 '넬'은 우리나라 인디 음악계에서 가장 성공한 밴드로 꼽힌다. 데뷔 직후 '한국의 라디오헤드'로 불렸고 외신에선 '한국의 콜드플레이'라고도 칭한다. 콘서트는 매회 매진되고 앨범은 없어서 못 구한다.

'아이돌들의 아이돌'로도 불린다. 소녀시대 태연은 콘서트에서 넬의 2008년 곡 '기억을 걷는 시간'을 불렀고 첫 솔로 앨범에도 이 곡을 실었다. 아이돌 인피니트의 메인 보컬인 성규는 넬을 보며 가수를 꿈꿔온 것으로 유명하다. 워너원의 황민현과 하성운도 넬 마니아를 자처한다. 방탄소년단(BTS)의 RM은 중학교 때부터 넬 노래를 들었다며 공식 트위터에 넬 노래를 듣고 있다는 인증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엔 RM이 먼저 제안해 넬과 함께 곡 '지나가'를 만들었다.

조선일보

10일 정규 8집 앨범을 공개하는 4인조 인디 록밴드 '넬'. 서울 가락동 동갑내기 동네친구 넷이 1999년 결성해 멤버 교체 없이 20주년을 맞았다. 왼쪽부터 기타 이재경, 드럼 정재원, 보컬 김종완, 베이스 이정훈. /스페이스보헤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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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이 3년 만에 정규 앨범 '컬러스 인 블랙(COLORS IN BLACK)'으로 팬들을 찾는다. 8집 공개를 앞둔 지난 7일 서울 연남동 한 카페에서 만난 넬은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작사·작곡을 맡고 있는 보컬 김종완은 "전에는 여러 사람에게 들려주면서 작업했는데 이번엔 멤버들끼리만 작업해 긴장이 된다"며 앨범에 실릴 몇 곡을 재생했다. 서정적인 멜로디에 드럼 소리가 얕게 깔리고, 기타와 베이스가 더해지며 몽환적인 반주가 이어졌다. 여기에 보컬의 가녀리고도 흐느끼는 목소리. 여전히 '넬'스러웠지만 전작들보다 분위기가 밝고 가벼워졌다.

기타리스트 이재경은 "앨범 작업 방식을 확 바꿨다"며 "멤버 넷이 각자 악기만 들고 태국 방콕 근처 한 음악 스튜디오를 빌려 하루 12시간씩 작업에만 몰두했다"고 했다. 김종완은 "자연 속에서 힐링하며 만들어서 그런지 조금 밝아진 것 같다. 술도 많이 안 마셨다"며 웃었다. 베이시스트 이정훈은 "총 9곡인데 곡마다 색깔이 너무 다르다. 그동안 넬이 해온 음악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20년간 단 한 명의 멤버 변동도 없었다. 드러머 정재원은 "성격이 너무 달라서 서로의 단점을 잘 보완해준다"면서도 "가끔은 티격태격한다"며 웃었다. 김종완이 만드는 곡과 노랫말을 모두가 좋아한다는 것도 비결. 김종완은 "이번 작업을 하면서 처음 멤버들끼리만 함께한 시간을 가졌다"며 "고맙다, 사랑한다 같은 만화책에서나 나올 법한 낯간지러운 표현들을 20년 만에 처음 나누며 돈독해졌다"고 했다.

타이틀곡 '오분 뒤에 봐'도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김종완은 "몇 년 전만 해도 밤새워 술 마시며 연애에 관해 이야기했지만 마흔이 가까워지면서 그런 낭만이 사라지는 게 안타까워 쓴 곡"이라고 했다. 이재경은 "그런 면에서 친구들과 함께 음악을 한다는 것은 행운"이라며 "일할 땐 동료로, 작업이 끝나면 다시 친구로 돌아가 떠들고 웃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앨범은 10일 공개한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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