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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JLPGA 500경기 출전 이지희 “목표는 영구 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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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도카이 클래식서 대기록

마흔에도 장비 좋아져 할 만해

현재 23승, 30승 되면 영구시드

일본서 받은것 많아 차별 못 느껴

중앙일보

JLPGA 500경기에 출전한 이지희. 4월 반테린 레이디스 오픈 우승 당시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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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최저타 신기록에, 후반 9홀 28타, 홀인원까지 하니 첫날 모든 걸 다한 기분이었다. 그러다 둘째 날엔 이븐을 치면서 3, 4위권으로 떨어졌다. 그래서 ‘역시 이게 골프구나’ 생각했다.”

지난달 22일 일본 아이치현에서 끝난 ‘데상트 레이디스 도카이 클래식’에서 두 타 차로 일본 시부노 히나코에게 우승을 넘겨준 이지희(40)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2001년 일본 여자프로골프(JLPGA)에 데뷔한 그의 500번째 출전 대회였다.

Q : 500번째 대회에서 우승은 놓쳤지만, 좋은 일이 많았다.

A : “500번째인 줄 몰랐다. 1라운드 마치고 ‘500번째 경기인데 어땠냐’는 질문을 받고 알았다.”

Q : 최고령 ‘9홀 29타 이하’ 기록도 세웠다.

A : “(나이를) 잘 실감하지 못하는데, 인터뷰마다 듣는다. 일본골프협회장이 매주 인사말에서 ‘여자 골프는 재밌다. 20살 안 된 선수도 우승하고, 40살 이지희 선수도 우승(4월 반테린 레이디스오픈)했다’고 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또 ‘40살이냐’고 묻는다.”

Q : 연속 상금 시드 기록도 이어갔다.

A : “50위 안에 들면 이듬해 전 경기에 출장한다. 2002년부터 18년 연속 획득해 후도 유리의 기록(17년 연속)을 깼다. ”

Q : 슬럼프는 없었나.

A : “큰 슬럼프는 없었다. 큰 부상이 없었던 걸 감사하게 생각한다. 성격도 단순한 편이라 잘 잊어버린다. 골프는 단순해야 좋은 것 같다.”

Q : 일본투어 19년을 돌아보면 2008년이 가장 아쉬운가.(그해 이지희는 상금왕이 유력했지만, 최종전에서 부진했다. 마지막 대회에서 고가 미호와 공동선두였던 후도 유리가 마지막 홀 1m 거리에서 3퍼트를 했다. 한국 선수의 상금 1위를 막으려고 일부러 넣지 않았다는 얘기도 돌았다. 고가가 상금왕이 됐다.)

A : “당시엔 음모론도 많았다. 하지만 TV로 보면 (1m가) 짧아 보여도 경사가 심했다. 충분히 그럴(3퍼트를 할) 수 있는 홀 컵 위치였다. ”

Q : 지금도 아쉬운가.

A : “내가 더 잘 쳤어야 했다는 생각, 억울하다는 생각이 공존했다. 내가 마지막 홀에서 파만 했어도 상금 1위가 될 수 있었는데, 보기를 했다. 그 아쉬움 때문에 지금까지 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Q : 라이벌로 느낀 일본 선수는.

A : “후도 유리는 여러모로 배울 게 많은 선수다. 기계라도 그렇게는 못 칠 정도로 정말 정확하게 친다. 게다가 겸손하기까지 하다. 존경한다. ”

Q : 통산 누적상금 순위도 후도 유리(13억6400만엔)에 이어 2위(11억9500만엔)다. 앞으로 남은 목표가 있다면.

A : “일본에서 23승을 했다. 30승을 하면 ‘영구 시드’를 받는다. 상금 2위를 세 번 해 ‘넌 왜 2등만 하냐’는 이야기도 자주 들었다. 상금왕과 영구 시드가 목표다.”

Q : 언제까지 프로 골퍼로 활약할 건가.

A : “20대 중·후반엔 서른이면 투어를 못 뛸 거라 생각했다. 서른 넘어선 하고 싶지 않다고도 생각했다. 30대 중반이 되자 ‘마흔 되면 거리도 안 나가고 체력도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골프 클럽도 좋아지고, 공도 좋아지고, 그래서 생각만큼 힘들지도 않다. 몇 살까지 할지 나도 궁금하다.”

Q : (일본에 살면서) 차별을 경험한 적은.

A : “뉴스를 보면 ‘한·일 관계가 안 좋구나’ 느끼지만, 골프장에선 아니다. 갤러리들도 그냥 ‘골프 선수’로 본다. 어린 일본 선수도 그냥 골프 치는 선배로 보는 것 같다. 그런 게 좋다.”

Q : 이지희에게 일본은 어떤 나라인가.

A : “한·일 관계가 어렵고 민감한 시기이지만, 나는 일본에서 받은 게 많다. 투어 환경이나 동료, 팬과 스폰서 등으로부터 좋은 영향을 받았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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