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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마이크 찬 유도훈, 팬들과 더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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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지시 등 생생히 전달돼… 라커룸 공개도 프로농구 처음

동아일보

6일 인천에서 열린 삼성과의 안방경기에서 마이크(점선 안)를 착용한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 스포티비 캡처


“스리 포인트 먹으면 안 돼! 스리 포인트 안 돼!”

6일 인천에서 열린 전자랜드와 삼성의 프로농구 경기.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백코트 중인 선수들에게 손가락 3개를 흔들며 소리쳤다. 다급한 모습은 양복에 부착된 마이크와 방송 카메라에 담긴 뒤 중계사 스포티비가 편집한 ‘Voice of KBL’ 영상을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됐다.

유 감독의 카리스마도 눈에 띄었다. 자신감이 떨어진 모습을 보인 전현우에게 그는 “겁먹었어? 도전적으로 안 할 거야, 적극적으로 수비 안 할 거야?”라고 강하게 말했다. 전현우가 “하겠습니다”라고 답하자 유 감독은 “오케이”라고 말했다. 끈끈한 수비가 강점인 전자랜드는 접전 끝에 삼성을 79-78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농구 팬들은 “그동안 목소리가 안 들려서 손가락 3개를 흔드는 게 무슨 뜻인가 했는데 3점 슛 허용하지 말라는 것이었네” “영상 보다 보니 1분이 ‘순삭’(순식간에 삭제)됐다. 유 감독 열정적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자랜드는 10개 구단 중 처음으로 중계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안방경기에서 감독이 3, 4쿼터에 마이크를 착용한다. 또한 라커룸에 카메라와 마이크를 설치해 하프타임 때 라커룸 상황을 팬들에게 보여준다. ‘Voice of KBL’은 경기 종료 후, 라커룸 편집 영상은 4쿼터 첫 작전 타임 때 중계를 통해 볼 수 있다. 한국농구연맹에 따르면 남자 프로농구 정규 경기에서 감독이 마이크를 차고, 라커룸을 공개한 것은 전자랜드가 처음이다.

유 감독은 “팬들에게 볼거리를 하나라도 더 주기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마이크로 인해 경기 중 예민한 상황에서 행동과 말투에 제약이 생기지 않을까. 유 감독은 “마이크 때문에 내 모습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사실 경기에 집중하면 마이크는 생각도 나지 않는다”며 웃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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