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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기 살리고, 다저스 구한 ‘영혼의 단짝’ 러셀 마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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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기 살리고, 다저스 구한 ‘영혼의 단짝’ 러셀 마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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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호흡 맞춘 20경기 평균자책 1.52
피홈런 뒤 탁월한 리드 ‘찰떡궁합’
결승 2루타에 투런포 ‘승리 선물’도
오늘은 마틴의 날 LA 다저스 러셀 마틴(왼쪽 사진)이 7일 미국 워싱턴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6회말 역전 2타점 2루타를 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류현진도 더그아웃에서 마틴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워싱턴 | UPI연합뉴스

오늘은 마틴의 날 LA 다저스 러셀 마틴(왼쪽 사진)이 7일 미국 워싱턴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6회말 역전 2타점 2루타를 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류현진도 더그아웃에서 마틴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워싱턴 | UPI연합뉴스


박찬호에게 채드 크루터가 있었다면, 류현진에게는 러셀 마틴이 있다. ‘영혼의 단짝’인 류현진과 마틴이 위기에 놓였던 다저스를 구했다.

크루터는 박찬호의 전담포수였다. 박찬호의 흔들리는 제구를 안정시키는 데 크루터의 역할이 컸다. 류현진과 마틴의 호흡도 보통 이상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마틴과 호흡을 맞춘 20경기에서 평균자책이 1.52밖에 되지 않았다. 또 위기 때마다 마틴과 함께 극복했다. 갑작스러운 부진 속 열흘간 쉬고 나온 9월15일 뉴욕 메츠전과 시즌 마지막 29일 샌프란시스코전 모두 마틴과 호흡을 맞췄고, 두 경기에서 모두 7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했다.

7일 워싱턴과의 디비전시리즈 원정 3차전 역시 위기였다. 다저스는 홈에서 1승1패로 사실상 밀렸다. 3차전마저 내주면, 월드시리즈는커녕 일찌감치 가을야구 탈락 위기였다. ‘3선발’ 류현진의 어깨가 무거웠다. 다저스 벤치는 주전 포수 윌 스미스 대신 류현진과 잘 맞는 러셀 마틴을 선발 포수로 내세웠다.

1회 류현진의 체인지업 각이 좋지 않았다. 공 끝이 밀어내듯 움직였다. 결국 1사 2루에서 스트라이크 존 위쪽 높은 유인구성 속구를 워싱턴 4번 후안 소토가 때려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1회초 공격 때 2사 만루 기회를 놓친 터라 경기 흐름이 좋지 않았다.

류현진과 마틴, 둘의 호흡은 2회부터 빛났다. 0-2로 뒤진 2회말 선두타자 커트 스즈키 타석 때 볼카운트 2-2에서 마틴이 우타자 스즈키 쪽으로 붙어 앉았다가 바깥으로 빠져 앉았다. 빅리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포수 위치 선정이었다. 마틴은 류현진을 위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5구째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이후 류현진은 빠르게 안정감을 찾았다.

4회말 선두타자 트레이 터너가 기습번트를 시도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자, 마틴이 오히려 호흡을 조절해가며 류현진의 투구 리듬을 도왔다. 4회 무사 1·2루를 뜬공과 병살타로 막아내고 5회 2사 1·2루 위기 돌파 역시 마틴과의 호흡이 결정적이었다.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5이닝 동안 삼진 3개 포함 4안타 2볼넷 2실점으로 버티자 6회초 2사 뒤 대역전이 시작됐다. 마틴은 2사 1·3루에서 역전 결승 2타점 2루타로 류현진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이어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2타점 2루타, 저스틴 터너의 스리런 홈런이 이어졌다. 포스트시즌 2사 뒤 7득점은 역대 최다 타이(2007년 보스턴, 2010년 샌프란시스코) 기록이자 다저스 구단 최초 기록이다. 마틴은 9회초에도 투런 홈런을 더했다.

마틴은 경기 뒤 “1회 홈런 맞은 것은 실투였다. 존 안으로 들어왔어야 했는데, 소토에게 치기 좋은 공이 됐다”면서 “류현진이 오늘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이후 투구 스피드와 좌우 코스에 변화를 많이 주면서 위기를 벗어났다. 투구 하나하나를 투쟁심 있게 던졌다”고 말했다.

다저스는 10-4로 이겨 2승1패가 됐다. 역대 5전3선승제 시리즈에서 2승1패 팀의 시리즈 승리 확률은 73%다. 류현진은 마틴의 도움 속 포스트시즌 통산 3승(2패)째를 따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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