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유럽 국가들도 영국인에게 기꺼이 문을 열어주는 상황이다. 소득 수준이 높은 영국인에게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주는 대가로 투자를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집계에 따르면 영국의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기준으로 4만5643달러(한화 약 5500만원)다. 유럽 내 14위, 세계 28위에 해당한다.
북아일랜드 매체인 벨파스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올해 1~9월 아일랜드 시민권을 신청한 영국인은 약 8만5500명이다. 아일랜드 외교부는 지난해 영국 국적자 약 20만명이 시민권을 신청했다고 밝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당초 올해 3월 31일 브렉시트를 단행하려던 영국은 국내 정치 상황, EU와 협상 문제 등으로 6개월 유예기간을 가졌다. 신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대체 협정 없이 EU와 경제 교류 관계를 끊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불안감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일에는 지중해 소국인 몬테네그로가 투자이민프로그램(CIPs)을 발표했다. 미화 27만4000달러(한화 약 3억300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투자하는 2000명에게 시민권을 부여할 예정이다. 몬테네그로 정부는 시민권 발급 수수료를 별도로 10만유로(한화 약 1억3000만원) 받아, 저개발 지역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저성장에 시달리는 남유럽과 동유럽 국가들은 이미 투자이민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비EU 국가 출신의 이민 신청도 폭넓게 수용하는 편이다. EU 국가 중 허들이 가장 낮은 헝가리는 20만유로(한화 약 2억6000만원) 이상인 부동산을 구입하면 장기 영주권을 발급해준다. 그리스 정부는 25만유로 이상인 부동산을 구입할 경우 5년짜리 영주권을 준다.
[유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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