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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망명신청 제한하고 본국 송환 쉽게…伊, 새 난민정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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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지난 7월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항구에 내리는 아프리카 난민들. [EPA=연합뉴스]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아프리카·중동 난민·이주민의 유럽 내 주요 기착지 가운데 하나인 이탈리아 정부가 망명 신청을 제한하고 본국 송환 절차도 대폭 단축하는 것을 뼈대로 한 새로운 정책을 내놨다.

ANSA·dpa 통신 등에 따르면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이러한 정부 방침을 발표했다.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중도좌파 성향의 민주당 간 연립정부가 지난달 공식적으로 출범한 이래 나온 첫 난민·이주민 정책이다.

외무·법무·내무장관이 공동 서명한 새 부령(部令)에 따르면 이른바 '안전 국가'로 지정된 13개국 출신의 난민·이민자는 모국에서 정치적 박해를 받았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면 원칙적으로 망명 자격이 허용되지 않는다.

기존에 정부가 부담해야 했던 입증 책임을 난민·이민자 본인에게 넘긴 것이다.

이탈리아 정부가 지정한 13개국은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 알바니아, 보스니아, 카보베르데, 가나, 코소보, 북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세네갈, 세르비아, 우크라이나 등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또 망명 인정 여부를 결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존 2년에서 넉 달로 대폭 단축하기로 했다.

이번 새 부령에 따라 앞으로 이탈리아에서 난민·이민자의 망명 신청 절차가 더 까다로워지는 것은 물론 본국 송환 건수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디 마이오 장관은 "새 부령이 발효되면 망명 신청이 거절된 이들의 본국 송환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새 연정은 국제구호단체 난민 구조선의 입항을 원천 금지하고 영해에 무단 진입하는 구조선에 거액의 벌금을 물리는 방식의 강경 난민 정책에서 한발 물러나긴 했으나 모든 난민·이주민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유럽행을 희망하는 난민·이주민 부담을 오롯이 짊어질 순 없다며 유럽연합(EU) 차원의 대책을 촉구해왔다.

앞서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 몰타 등 4개국은 지난달 이탈리아와 몰타로 유입되는 난민·이주민을 EU 회원국에 자동 배분하는 방안에 합의한 바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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