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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SW스타] 투수 시절은 잊어라…이형종은 이제 LG의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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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잠실 전영민 기자] “하루에 한 시간만 자고 훈련해도 야구만 잘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

한 차례 야구판을 떠났다가 돌아왔다. 비시즌마다 트레이드 루머에 시달렸다. 더 독하게 마음먹고 방망이를 잡았다. 음지에서 누구보다 세차게 방망이를 돌렸던 이형종이 이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이형종의 방망이가 뜨거웠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NC와 홈경기에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4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신고했고 2타점을 개인 기록에 보탰다. 리드오프 이천웅이 NC 선발 크리스천 프리드릭을 흔들었다면 승리에서 가장 중요한 점수를 만든 건 이형종의 몫이었다. 팀의 세 번째 타자, 3번 타순에 적확한 활약이었다.

첫 타석부터 팀에 좋은 흐름을 안겼다. 1사 2루 상황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쳐냈고 2루 주자 이천웅이 무사히 홈에 안착했다. 2-0으로 앞선 4회엔 바뀐 투수 박진우를 맞아 좌측 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쳤다. 이천웅이 다시 한 번 홈을 밟았다. 1루 관중석에선 어느 때보다 큰 함성이 쏟아졌다. 승부는 사실상 초반에 갈렸다. 이형종은 상대 선발을 끌어내리고 릴리프마저 무너뜨렸다.

이형종은 고등학생 시절 ‘눈물의 에이스’라 불렸다. 2007년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혼신의 역투를 거듭했지만 패했고 마운드 위에서 오열했다. 이듬해 LG로부터 1차 지명을 받으면서 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기대를 받았지만 부상이 그를 가로막았다. 거듭된 재활의 터널 속에서 이형종은 방황하기 시작했고 결국 야구판을 떠났다. 촉망받는 유망주가 단번에 무너졌다.

아쉬움을 떨쳐낼 수 없었다. 고민 끝에 투수가 아닌 타자로 돌아왔다. 다시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2016년부터 남들보다 몇 배는 방망이를 돌렸다. 늦게 시작한 만큼 양질로 앞서야 비등해질 수 있단 판단이었다. 그러나 쟁쟁한 동료들 사이에 꾸준히 기회를 얻기가 어려웠고 비시즌마다 트레이드 루머에도 휩싸였다. 경쟁이 비교적 덜한 팀에 가면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단 맥락이었다.

이형종은 LG 외엔 생각하지 않았다. 처음 본인을 지명했고 방황했던 때에도 한결 같이 기다렸다. 그리고 돌아와선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리고 그 결실이 이제야 겉으로 드러나고 있다. 대형 투수 유망주였던 이형종, 2019시즌 와일드카드에서 완전한 팀의 중심타자가 됐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잠실 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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