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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TEN 인터뷰] 래퍼 하선호 "'쇼미6' 이후 2년 만에 데뷔… 감격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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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정태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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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싱글앨범 ‘돌멩이’를 발표하며 공식 데뷔한 래퍼 하선호./ 이승현 기자 lsh87@


래퍼 하선호(Sandy)는 Mnet ‘쇼미더머니6’를 시작으로 ‘고등래퍼2’와 ‘고등래퍼3’에 연달아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자신의 이름으로 곡을 내놓기까지 2년이나 걸렸다. 방송 출연 이후 탄탄대로가 펼쳐질 줄 알았던 기대는 번번이 깨졌다. 데뷔 직전까지 간 것만 해도 여러 차례였으나 무산됐다. 절치부심하던 하선호는 새로운 소속사 업보트 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지난 27일 데뷔곡 ‘돌멩이’를 발표했다. 음원 발표를 앞둔 하선호를 만나 그간의 준비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10. 정식 데뷔곡을 발표했어요. 기분이 어때요?
제게는 데뷔곡이 가진 의미가 남달라요. ‘고등래퍼’와 피처링 참여 외에는 제 이름으로 발표하는 첫 곡이잖아요. 세상에 알려진지 2년이 넘었는데 제 이름으로 나온 음원이 하나도 없었으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작업도 꾸준히 해왔고 몇 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여러 가지 상황이 맞지 않아 (음원을) 내질 못 했거든요. 드디어 결실을 맺게 돼 감격적이에요.

10. 데뷔곡 ‘돌멩이’는 어떤 곡인가요?
‘돌멩이’는 이성보다는 일과 사랑에 빠진 워커홀릭 하선호의 이야기에요. ‘나는 일이 더 중요하고 재밌다. 이성을 쫓지 않고 내 일을 열심히 하면서 따라오게 만든다’는 내용을 담았어요.

10. 가장 마음에 드는 가사를 소개한다면요?
‘여자 샌디(Sandy) 말고 사랑해줘 마이 보이스(My voice)’. 후렴에 나오는 이 부분이 제가 이번 노래를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이에요.

10. 이전에 방송을 통해 보여줬던 노래들과 이번 신곡은 어떻게 다른가요?
‘고등래퍼’ 출연 이후부터 이번 싱글을 내기까지 제 가치관과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어요. 그러다 보니 이번 곡은 이전보다 팝(POP)적인 요소도 많고 좀 더 대중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처음으로 노래를 해봤어요. 그동안 노래에 자신이 없어서 해본 적이 없는데 요새는 워낙 싱잉 랩이 유행이니까 도전하게 됐어요. 막상해보니 재미있고 자신감도 생겼어요.

10. 데뷔곡을 준비하면서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끼나요?
물론이에요. 예전 작업물들은 민망해서 못 들을 정도에요. 데뷔곡을 준비하는 동안 10여개의 후보 곡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피드백도 받고 스스로도 많이 느끼면서 최대한 다양한 스타일의 곡을 작업하려고 노력했어요. 이번 곡도 처음 해본 스타일이에요. 가사를 쓰면서 음악 외적으로도 성숙해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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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고등래퍼2’와 ‘고등래퍼3’에서 활약한 하선호는 현재 서울외고 일본어과에 재학 중이다./이승현 기자 lsh87@


10. ‘고등래퍼’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때론 부담될 것 같아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 떼어낼 순 없다고 생각해요. ‘고등래퍼’가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제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을 테니 한편으론 고마워요. 다만 고등학생이 아니라 프로의 이미지를 얻으려면 이번 곡을 기점으로 앞으로 보여줄 작업물들이 더 부각되어야 할 것 같아요. ‘고등래퍼’ 하선호가 아니라 아티스트 샌디(Sandy) 자체가 조명 받으면 좋겠어요.

10. ‘고등래퍼’ 출연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학교에선 일반 학생이잖아요. 불편한 점은 없나요?
생각보다 많이 못 알아보셔서 엄청 불편하진 않아요.(웃음) 특히 단발머리로 자르고 나서 알아보는 횟수가 현저히 줄었어요. 감사한 게 훨씬 많아요. 옷가게에서 알아보면 할인도 해주시고 제가 ‘혼밥’하는 걸 좋아하는데 팬들이 알아보시고 대신 결제하고 가신 적도 있어요. 그만큼 책임감도 생겨요. 언제 어디서 알아봐주실지 모르니까 항상 행동을 조심하고 자기관리에 힘쓰고 있어요.

10. 음악과 학업을 병행하느라 힘들 것 같아요.
최근에는 싱글 발표 준비로 거의 매일 결석 아니면 조퇴였어요. 다행히 학교에서 협조를 잘 해주시는 편입니다. 물론 정해진 절차에 맞게요. 외고 특성상 공부에 매진하는 학생들이 대대수라 선생님들도 저를 신기하게 생각해요. 그런데도 학교에선 ‘인싸’에요. 저를 경쟁 상대라고 생각하지 않으니 싫어하는 친구들이 없죠. 그래서 서로 편하게 대하고 오히려 친구들이 제게 고민 상담을 많이 해요.

10. 비슷한 또래에 자퇴한 래퍼들이 많잖아요. 주변의 영향을 받지 않고 학교를 다니는 이유가 있나요?
저도 처음엔 자퇴를 생각했어요. 일이 바빠지고 제 음악에 대한 가능성도 확인했으니까요. 그런데 외고 진학은 중학생이던 제게 음악만큼 중요한 꿈이었고 그만큼 노력해서 얻은 결과잖아요. 그렇게 힘들게 들어갔는데 포기하기엔 그동안 다닌 게 너무 아까웠어요. 이것도 한때는 제 꿈이었으니까 졸업은 무조건 하기로 마음이 바뀌었어요.

10. 대학교에도 진학할 계획인가요?
언젠가는 가고 싶어요. 저와 동갑인 친구들과 함께 입학하기엔 무리겠지만요. 일 때문에 출석이 좋지 않아 수시는 이미 포기했어요. 나중에 공백기가 왔을 때 정시 공부를 해서 제가 원하는 학과에 입학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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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선호는 10대 팬들에게 영향력있는 래퍼다. 그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고등래퍼 3’ 지원 영상은 조회수 100만을 돌파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10. 함께 작업하고 싶거나 존경하는 아티스트가 있나요?
‘고등래퍼 2’에서 ‘타는 목마름으로’를 함께 불렀던 (이)병재 오빠(빈첸)와의 호흡이 좋았다고 생각해서 한 번 더 보여주고 싶어요. 롤 모델은 카디 비에요. 음악은 물론 인간적으로도 매력 있잖아요. 저는 운과 실력이 함께 따라야 스타가 탄생한다고 생각해요. 카디 비는 운도 잘 따랐고 그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게 한 실력이 있었잖아요. 저도 어떤 기회가 와도 잡을 수 있는 자신감과 실력을 기르고 싶어요.

10. 아무래도 10대 팬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의외로 어머님 팬들도 많아요(웃음). 아마 외고에 다니는 걸 좋게 보신 것 같아요. 음악을 하면서 공부도 놓지 않은 게 결정적인 것 같아요. 엄마 친구들도 좋아해주세요. 친구들보다 오히려 엄마 친구들이 사인을 부탁하는 경우가 많아요.

10. 내년이면 19살이에요.
빨리 스무 살이 되고 싶어요(웃음). ‘민증’(주민등록증)이 있는데 아무런 효력이 없으니까 학생증과 다를 바 없어요. 제가 노래방도 안 가고 유흥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 큰 의미는 없겠지만요. 부모님도 술을 못 하시기 때문에 저도 못 먹을 것 같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미성년자라는 굴레 안에 갇혀 있는 기분이에요. 이미 일을 하고 있고 다른 성인들만큼 사회생활을 경험해봤다고 생각하는데 미성년자라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어려서 좋은 점도 있지만 정식으로 성인 아티스트로서 인정받고 싶어요.

10. 앞으로의 목표는요?
우선 이번 활동을 무사히 마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11월엔 싱글을 내고 내년에는 EP앨범을 공개할 예정이에요. 지금은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기보다는 눈앞에 놓인 목표들을 하나하나 성취해나가며 제 커리어를 쌓고 싶어요. 데뷔곡에 큰 성과를 바라는 것보다는 단기적인 계획들을 실행해가며 튼튼한 밑거름으로 삼고 싶어요.

10. 데뷔를 기다려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팬들은 제가 음악을 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에요. ‘고등래퍼’ 이후 연예인병에 걸린다거나 그 당시 인기에 취해 작업을 게을리 할 수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들었던 생각이 팬들을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거였어요. 저를 좋아해주시고 공연을 보러 와주시는 게 결코 쉽고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책임감을 갖고 마음이 헤이해질 때면 다잡을 수 있었죠. 항상 감사하고 앞으로 실망시키지 않고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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