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수사 견책 9명 사실상 구두징계…7명 경고·주의 그쳐
‘경찰총장’ 윤 총경 등 유착 의혹 고위간부 10명은 징계 유보
클럽 VIP룸에서 여성이 성폭행당하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도 이를 부실수사한 경찰관들은 견책 등 ‘솜방망이 징계’를 받는 데 그쳤다. 강남 클럽과의 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경찰 고위 간부에 대한 징계도 아직 진행 중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재정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제출받아 29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버닝썬 사태에 연루돼 감찰 대상이 된 경찰관 40명 중 12명이 징계를 받았다. 징계자 12명 중 3명은 파면, 9명은 견책이다. 7명은 경고나 주의 처분을 받았다. 11명은 별도 경고·주의 없이 불문 종결됐다.
지난해 11월24일 버닝썬과 경찰 유착 의혹을 처음 제기한 김상교씨(28)로부터 폭행 사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ㄱ경사도 파면 대상에 포함됐다. ㄱ경사는 강간미수 혐의로도 입건돼 조사를 받았다. 징계위원회는 두 사건을 병합해 파면 처분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ㄱ경사와 현장에 함께 출동했던 나머지 2명은 견책 처분을, 1명은 경고 조처를 받았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당시 경찰관이 김씨를 폭행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내사 종결했다. 다만 체포 및 호송 과정에서 일부 부적절한 면이 있다고 보고 이들을 청문감사관에 통보 조치했다.
서울의 또 다른 클럽 ‘아지트’에서 미성년자 출입사건 무마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경찰관 2명도 파면돼 제복을 벗었다. ㄴ경위와 ㄷ경사는 2017년 12월께 아지트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과 관련해 클럽 측으로부터 각각 700만원, 300만원을 받고 사건을 무마해준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버닝썬 VIP룸에서 여성이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112신고를 접수하고도 사건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경찰관 6명은 견책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보안요원들이 출입을 가로막자 클럽 내부를 확인하지도 않고 사건을 종결해 논란이 됐다. 징계위원회는 4명은 ‘신고사건 처리 미흡’을, 2명은 ‘현장지휘 미조치’ 책임을 물어 견책 처분했다. 견책은 당장의 지위에 영향을 주지 않아 사실상 구두징계에 가깝다.
클럽 VIP들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만들어 불법촬영물을 공유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사건 처리 지연을 이유로 경찰관 1명이 견책, 다른 1명이 경고를 받았다.
이른바 ‘경찰총장’으로 불리며 유명 연예인들의 뒷배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윤모 총경 등 10명은 징계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윤 총경을 비롯해 가수 승리가 운영한 유흥업소 ‘몽키뮤지엄’에 관한 수사정보를 알려준 경찰관에 대한 징계는 아직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보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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